
"전자발찌 고양이에게" 기상천외한 도주계획 세운 쌍둥이 형제의 최후
재판 중 해외 밀항을 위해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하고 유통하려 한 일란성 쌍둥이 형제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키우던 고양이에 전자발찌를 채우려 하는 등 치밀한 도주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지법 형사11부(태지영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쌍둥이 형 A씨(49)와 B씨(49)에게 각각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또한 A씨의 도피를 도운 전처 C씨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형 A씨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병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였다. 재판 결과가 두려웠던 A씨는 동생 B씨와 공모해 라오스로의 밀항을 계획했다.
동생 B씨는 밀항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필리핀 마닐라에서 구입한 필로폰 약 38g을 사탕 통에 숨겨 국내로 밀반입했다. 이들은 이 마약을 선박 운항 지인에게 밀항비 대가로 건네려다 덜미를 잡혔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이들의 도주 계획은 엽기적이기까지 했다. A씨는 밀항 직전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절단한 뒤, 이를 길고양이에 부착해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의 계획은 필로폰을 전달받기로 했던 지인이 경찰에 제보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재판 과정에서 쌍둥이 형제는 "지인이 먼저 마약을 요구했다"며 수사기관의 함정수사를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지인은 범행의 기회를 제공했을 뿐, 피고인들이 먼저 마약 사업을 제안하는 등 범행 의지가 확고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태 부장판사는 양형 이유에 대해 "보석 결정을 받고 해외 도피를 시도하며 마약 범죄를 저지른 것은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함정수사를 주장하며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징역 6년을 선고받은 쌍둥이 형제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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