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하다 강도 나타나자 여친 버리고 도망친 남자친구
사랑하는 사람과 길을 걷다 뜻밖의 위협을 만나면 사람은 어떤 선택을 할까. 영화 속 주인공처럼 몸을 던져 상대를 지켜내는 모습을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 다가오는 공포는 종종 거창한 일탈이나 영화 같은 장면을 허락하지 않는다.
2022년 5월21일 오후 6시50분, 멕시코 메히코주에 자리한 에카테페크의 한 한적한 길거리에서 일어난 사건은 많은 사람에게 씁쓸한 질문을 던졌다.
10초 만에 갈라진 두 사람의 운명
해질녘 도로가를 20대 연인이 사이좋게 걸어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손을 꼭 잡은 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걸음을 옮겼다.
평화롭던 풍경은 순식간에 깨졌다. 헬멧을 쓴 2인조 강도가 오토바이를 타고 이들 앞으로 바짝 다가섰기 때문이다. 오토바이가 멈춰 서고 뒤에 탄 강도가 내리려던 그 짧은 찰나, 남성은 망설이지 않았다. 잡고 있던 여자친구의 손을 힘껏 내팽개치고 곧바로 온 힘을 다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강도도 당황했다. 강도 한 명이 도망치는 남성의 뒤를 쫓아가 엉덩이를 발로 차려 했으나, 남성은 무서운 속도로 이미 저만치 멀어진 뒤였다.
길가에는 여자친구 혼자 남아있었다. 강도는 곧바로 방향을 틀어 남겨진 여성에게 다가갔다. 여성은 겁에 질린 채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했다. 강도는 여성의 옷 주머니를 뒤져 손에 쥐고 있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목적을 달성한 강도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오토바이 소리가 멀어지자 여성은 멍하니 서 있다가 묵묵히 뒤돌아 가던 길을 걸어갔다. 강도가 나타나서 소지품을 털어 달아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겨우 10초 남짓이었다. 근처에 다른 남성 목격자가 있었지만, 해를 입을까 두려워 선뜻 나서지 못하고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CCTV 영상
이 장면은 인근 건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그대로 담겼다. 얼마 뒤에는 영상이 인터넷 세상으로 퍼져나가면서 누리꾼들의 반응은 뜨겁게 불타올랐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남성의 행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어떻게 사랑하는 사람을 남겨두고 혼자만 살겠다고 도망칠 수 있느냐는 지적이었다. “최소한 같이 달리자고 소리라도 쳤어야 했다”, “비겁함의 끝을 보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반면 남성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사건이 일어난 에카테페크는 멕시코 내에서도 강력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 위험한 지역이다. 강도들이 총이나 칼 같은 위험한 무기를 갖고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일각에서는 “갑작스러운 공포 앞에서 몸이 먼저 반응한 생존 본능일 뿐이다”, “두 사람 모두 잡혀서 더 큰 화를 당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라도 벗어난 것이 나을 수 있다”라며 남자를 두둔했다.

위험한 도심 속 생존의 그늘
에카테페크 주민들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오토바이를 이용한 2인조 강도 사건이 하루에도 수시로 일어난다. 주민들은 늘 언제 무장 강도를 만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살아간다.
피해를 본 여성은 다행히 신체적인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하지만 믿었던 연인에게 버림받았다는 마음의 상처는 빼앗긴 소지품보다 훨씬 컸다. 사건 이후 두 사람이 계속 만남을 이어갔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현지 언론들은 이 사건 이후 두 사람의 관계가 사실상 끝났을 것으로 보았다.
위기의 순간에 나타나는 행동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숨김없이 보여준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목숨을 가장 먼저 챙긴다.
10초라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이 일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만약 당신이 그 순간, 그 자리에 서 있었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