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사고

아파트 환풍구에 추락해 전신마비 된 40대 남성

광주광역시의 한 아파트에는 A씨가 살고 있다.

2018년 5월10일 A씨(당시 48세)는 아파트 발전기 환풍구 8m 아래 지하 바닥으로 추락했다.

다음날 오전 9시쯤 환풍구 앞을 지나가던 한 행인은 가림막이 뜯겨져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그는 환풍구로 다가가 바닥을 내려보고 깜짝 놀랐다. A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져 두개골 절제술과 혈종 절제술 같은 응급조치와 수술을 받아 목숨은 건졌다.

하지만 사지마비로 보행이 불가능해 침상에 누워있고, 식사는 튜브관을 이용해야 했다. 또 부인 이외에는 다른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정상적인 의사소통도 불가능해졌다.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A씨의 휴대폰에는 전날 밤 11시쯤 지인과의 통화와 문자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경찰과 A씨 가족은 A씨가 전날 밤 지인과 통화를 하면서 환풍구 가림막에 기대었다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A씨 부인은 대한법률구조공단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공단과 피해자 가족은 A씨의 과실을 50%로 추정한 손해배상 금액을 산정한 뒤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업체 B사와 아파트입주자 대표자회의는 책임을 부인했다. 안전 점검을 했고, 환풍구 가림막이 일반인이 평소 접근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A씨가 술에 만취해 돌발 행동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대한법률구조공단 측의 주장을 대부분 수용하고, 관리업체 B사와 아파트입주자 대표자회의는 6억7천만원을 배상토록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공동해 원고 A에게는 6억3755만 원(위자료 3600만 원 포함), 원고 배우자에게는 위자료 1800만 원, 자녀들(2명)에게는 위자료 각 800만 원을 각 지급하라”며 사실상 원고 전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A씨의 노동능력 상실 정도를 100%로 판정한 뒤 환풍구가 인도 뒤쪽 지상 주차장 옆에 있어 접근이 용이한 점, 환풍구 앞 잔디가 훼손되고 흙길이 다져진 것으로 보아 평소 통행이 잦은 것으로 보이는 점을 지적했다.

환풍구 가림막 앞에 차단시설이 없고, 환풍구 안쪽에 추락 대비용 그물망이 없었던 것도 문제가 됐다.

재판부는 또 사고 이후 가림막 앞에 철제구조물이 추가로 설치된 점을 지적하며, 미리 조치했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소송을 대리한 대한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는 “아파트 발전기 환풍구처럼 우리 생활 주변에 흔한 시설물이 의외로 안전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며 “세심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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