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목소리’에 당한 후 죽음을 선택한 배우 지망생
조하나는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어릴 적 아버지의 도박과 가정폭력으로 부모가 이혼했다. 이 과정에서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한동안 이름없이 살아야 했다.
기본적인 의료보험 혜택도 받지 못했다. 초등학교는 물론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지 못했고 악착같이 공부해 검정고시를 봤다. 19세 때에 스스로 변호사를 찾아가 ‘조하나’라는 이름을 얻은 후에야 평범한 삶을 살게 됐다.
그의 꿈은 배우가 되는 것이었다. 2020년 5월에는 KBS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물어보살)에 출연했고, 이때 험난했던 가정사를 털어놨다.
조씨는 “주민등록 기재 후 기초수급자 신청을 한 아버지를 만나겠느냐는 연락이 왔다”며 “아버지를 만나면 부양의무가 생기는데 나를 낳아주신 분이기에 뵙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고민을 이야기했다.
조씨는 불우한 환경에도 좌절하지 않고 씩씩하고 당당하게 살아왔다. 이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박수치며 응원해줬다.
방송 이후 자신의 영상에 부모님 욕이 많이 달리자 “엄마 욕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정말 열심히 사신 분이다. 하루에 4~5시간 주무시면서 일하셨다. 본인 여가 생활 없이 사셨다”고 직접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조하나는 방송 출연 이후 적극적으로 세상과 소통해 나갔다.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일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렇게 조금씩 자신의 꿈을 향해 나가던 그의 행복도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2021년 4월5일 조하나는 숨진 채 발견된다. 보이스피싱에 걸려 전 재산이나 다름없던 돈을 잃고 크게 상심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조씨의 지인은 인스타그램에 ”배우를 꿈꾸던 작고 착한 아이 하나는 겨우 23살의 나이로 작은 꽃망울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다“며 조씨의 사망사실을 알렸다. 이어 ”단돈 200만원이 안 되는 돈을 보이스피싱으로 잃고 홀로 괴로워하다 고통없는 삶을 택했다“고 했다.
그는 또 ”늘 그렇듯 악마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잘 지낼 것이다. 선한 사람들의 피를 빨아먹는 개˟˟들은 너무나도 잘 산다“며 ”그래도 끝까지 싸워야 한다. 그게 인간이란 이름을 달 수 있는 자격이다“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마지막에 조하나가 영면한 추모공원 연락처를 남기며 애도를 부탁했다.
조하나와 친자매처럼 지낸 또 다른 지인은 “언니가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한 거 같다고 울며 전화가 왔다. 200만 원이 안 되는 금액이었는데 자기가 아르바이트하면서 한 달에 버는 금액이 100도 안 되는데 어떻게 하냐고 죽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도 그저 어떻게 하냐는 말밖에 못 했다. 그때 내가 빚을 내서라도 어떻게 할 테니까 우리 어떻게든 살아보자 이렇게 말했으면 달라졌을까 싶다. 다 내 잘못 같아서 죄책감이 든다”고 적었다.

조씨의 지인은 “다음 생에 부잣집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다고 했다”며 “다음 생엔 내 딸로 태어나줘. 많은 사랑 줄게. 외롭지 않게 곁에 있어줄게”라고 추모하면서 유골함 사진을 공개했다.
조하나씨 사망이후 그녀가 올렸던 유튜브 영상은 모두 삭제됐다.
어렵고 힘든 삶의 역경을 헤쳐온 배우지망생 조하나씨. 그녀의 꿈은 악마의 목소리에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보이스피싱은 개인과 한 가족을 파멸로 이끄는 악마의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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