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지적장애 소녀 성폭행한 패륜가족
충북의 한 지역에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A양(16)이 할아버지 B씨(87)와 함께 살고 있었다.
같은 마을에는 큰아버지 C씨(57), 작은아버지 D씨(42)‧E씨(39) 등이 거주했다.
A양이 13세이던 2005년 여름 할아버지 B씨는 자신의 집에서 손녀를 협박해 성폭행했다. 이후 B씨는 A양을 성노리개로 삼으며 수시로 몸을 유린했다. 말을 듣지 않으면 폭력을 행사했다.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도 예외가 아니었다.
큰아버지 C씨는 2008년 5월15일 새벽 자신의 방에서 조카인 A양을 협박해 성폭행했다. 이후 30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했다. 작은 아버지 D씨와 E씨도 형의 딸인 조카를 성폭행하며 유린했다.
두 명의 10대 사촌 오빠들도 방에서 자고 있는 A양을 성폭행한 뒤 수시로 협박해 재차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 패륜가족이 성폭행한 장소는 집안, 차안, 밭 등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일부는 A양이 임신되지 않도록 피임기구까지 사용했다. 이들의 패륜범죄는 불우 청소년들을 상담하던 한 시민단체 활동가가 전해 듣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며 드러났다.
경찰 수사과정에서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A양의 아버지도 성폭행에 가담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범인들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반성하거나 죄의식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할아버지 B씨는 “15년 전부터 성 기능을 상실해 성폭행할 수 없다”며 발뺌했다.
문제는 경찰도 이들의 범행을 심각하게 바라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패륜범들의 범행이 악랄하고 상습적인데도 큰아버지 C씨만 구속하고 나머지 5명에 대해서는 불구속 입건하며 봐주기식으로 일관했다.

법원도 마찬가지였다.
성인인 4명(친할아버지, 큰아버지, 작은아버지 2명)은 형사재판에 넘겨졌으나 미성년자인 사촌오빠들은 소년부에 배당됐다.
1심을 맡은 청주지법 형사11부(재판장 오준근 부장판사)는 3명에게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중 작은아버지 E씨는 다른 피고인들에 비해 범행가담 정도가 가볍다며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친족 관계에 있는 나이 어린 피해자를 성적 욕구 해소의 수단으로 삼아 번갈아가며 성추행 혹은 성폭행한 피고인들의 범행은 그 자체로 인륜에 반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이들의 성폭력에 장기간 노출됨으로써 씻을 수 없는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점을 고려하면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어려운 경제적 형편에도 부모를 대신해 피해자를 키워왔고 피해자의 정신장애 정도에 비춰 앞으로도 가족인 피고인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점, 일부 피고인들이 고령과 지병 등으로 수형 생활을 감내하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들의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2심은 달랐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재판장 송우철 부장판사)는 큰아버지 C씨와 작은아버지 D씨에게 징역 3년, 또 다른 작은아버지 E씨에 대해서는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다만, 친할아버지 B씨에 대해서는 건강과 지병 등을 이유로 원심과 같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성폭행 등에 오랫동안 노출되면서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이며 이들을 가족이 아닌 두려움의 대상으로 여긴다”면서 “원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형량이 너무 가볍다고 인정돼 죄에 맞는 추가적 선고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패륜가족의 범행에 비해 형량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3명이 법정 구속되기는 했으나 형량이 1년6개월에서 3년에 그쳤고, 주범이나 다름없는 할아버지는 고령이라는 이유로 구속을 피했다.
결국 믿었던 가족에게 짓밟힌 16살 소녀만 모든 짐을 떠안고 살아가는 처지가 됐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