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고대 언어 새겨진 ‘휴대전화 모양’ 유물의 정체

2015년 9월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오스트리아에서 발견된 800살 휴대전화’라는 제목의 기이한 영상이 게시됐다.

영상에 등장한 유물은 현대의 휴대전화 모양과 닮아 있었다. 특히 휴대전화 버튼 모양에는 뜻을 알 수 없는 고대 설형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크기도 손바닥 안에 쏙 들어가는 정도였다.

이 영상을 공개한 파라노말 크루서블(Paranormal Crucible)은 “현대식 휴대폰과 닮은 이 유물은 2015년 초에 발견됐으며, 고고학자들이 오스트리아에서 발견한 주목할 만한 유물”이라고 소개했다.

이 매체는 기묘한 영상을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며 레오나르도다빈치의 작품 ‘모나리자’의 원래 그림과 거울에 비친 그림을 이어붙이자 놀랍게도 외계인의 형태가 나타났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나사가 촬영한 화성 사진을 공개했는데, 마치 야생 회색곰 화석을 연상케 한다며 또 한번 ‘화성 생명체’ 논란을 일으켰다.

‘800살 휴대전화’ 영상이 공개된 후 전세계 네티즌들은 진위를 놓고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지구를 방문한 ‘외계인이 남긴 흔적’이라거나 ‘시간 여행자가 놓고 간 물건’이라고도 했다.

음모론자들과 UFO 전문가들은 이를 기정사실화 했다.

UFO사이팅데일리 편집자인 스콧 워닝은 “이것은 미래에 휴대폰이 만들어질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누군가가 존재했다는 걸 확실히 보여준다”며 “매우 흥미로운 발견”이라고 말했다.

자칭 UFO 전문가 다니엘 무노즈는 “외계인이 준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과학 기술이 발전했다는 증거”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주요 언론에도 소개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온라인 미디어 ‘인퀴지터’는 고고학자들이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지역에서 13세기에 사용됐을 것으로 보이는 ‘휴대폰’ 유물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유물에 새겨진 고대문자는 기원전 3000년쯤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건설한 수메르인이 사용한 문자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격화되자 파라노말 크루서블은 “우리는 이 유물에 대한 분석이 더 이루어질 때까지는 현재 보이는 것으로 추측할 수밖에 없다”며 “아마도 언젠가 우리의 진짜 역사가 명백해질 것이고 진실의 밝은 빛이 마침내 그것의 비밀을 밝혀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반해 영국의 <더 타임스>는 이 영상이 2012년부터 온라인상에 떠돌았지만 공식적인 출처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물에 적혀 있는 설형문자가 기원전 6세기나 7세기부터 기원후 5세기쯤까지 사용됐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기 때문에 기원전 13세기의 유물과는 모순된다며 조작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칼 와잉가아트너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들어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그러다 이 유물에 대한 진실이 밝혀지게 된다.

칼 와잉가아트너라는 남성이 휴대전화 모양의 유물은 자신이 만든 작품이라고 주장하면서다.

그는 “내가 만든 작품을 놓고 논란이 있다는 것을 언론을 통해 알게됐다”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 내 작품을 도용해 이야기를 만들어 냈을 것”이라며 오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던 유물이 결국 한 예술가의 작품을 도용해 만든 가짜로 드러났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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