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 성폭행사건 특별했던 두 사람의 관계
청년사관 생도를 양성하는 육군사관학교, 이곳에서 초유의 성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2013년 5월 22일, 이날 육사는 ‘생도의 날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생도 20여명과 공학 전공교수 한 명이 운동회를 마친 뒤 교정 잔디밭에서 점심식사 겸 깜짝 파티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가 몇 차례 돌았고, 2학년 여자생도 A씨(20)가 술을 이기지 못해 구토를 계속했다.
평소 술을 마시지 않던 여생도가 술에 취하자 4학년 남자생도 정아무개씨(22)가 등을 두드려주며 챙겨줬다.
정씨는 A씨를 부축해 여자 생활관(기숙사) 방에 들어갔다. A씨가 힘들어하자 화장실에서 구토하는 그녀의 등을 두드려줬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가까운 남자생도 생활관 자신의 방으로 데려갔다. 그리고는 A씨를 성폭행했다.
이들이 사라진 것을 나중에야 알고 동료 생도들이 찾아 나섰다. 여자 생활관에 A씨가 없자 남자 생활관으로 갔고, 정씨의 방에 있던 두 사람을 발견했다. 동료 생도들은 자신들이 본 것을 훈육관에게 신고했다.
육군은 후배 여자생도를 성폭행한 정 생도를 성 군기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그리고 감찰과 헌병 요원 등으로 합동조사단을 꾸려 육사에 대한 특별 감찰을 진행했다. 육사는 모든 생도의 외출과 외박을 전면 금지했다.
이 사건은 1주일 정도 쉬쉬하다가 담장 밖으로 알려졌다. 육사는 “피해자 보호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당시 육사교장이던 박남수 중장(육사 35기)은 옷을 벗었다.
육군은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육사 여자생도 생활관에 지문인식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등 보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육사는 생도 간 성폭행 사건 이후 ‘금혼·금연·금주’ 등 3금제도 강화를 포함한 ‘교육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1학년 생도의 이성교제를 금지하고, 2학년 이상이라도 같은 중대 생도 간의 이성교제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아울러 중대장·소대장·분대장 생도의 상호 이성교제와 생도와 교내근무 장병·군무원 간 이성교제도 금지시켰다.
네티즌들은 생도들에 대한 연애금지가 지나친 조치라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2013년에 조선시대 문화를 접할 줄이야”라며 육사의 조치를 비판했다.

필자는 사건 이후 군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성폭행 사건의 가해자인 정아무개 생도와 피해자인 A생도가 한때 연인 관계였다는 것이다.
당시 이와 비슷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사건이 일어날 당시에는 헤어진 뒤였기 때문에 연인사이는 아니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육사에서 출교 당했다.
한편 ‘육사 생도의 날’ 축제는 일반 대학의 ‘학내 축제’로 보면 된다. 생도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1954년 5월15일 최초로 실시했다. 현재 매년 5월에 열리고 있다. 육사 홈피에 보면 “사관생도의 정서순화와 건전한 놀이문화 정착을 위하여”라고 소개돼 있다.
생도의 날에는 여러 부대 행사가 열리는데 가든파티와 춘계체육대회, 생도의 밤 행사(축하공연, 장기자랑), 먹거리 장터 등 약 1주일 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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