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새끼 뱀 갖고 놀던 아기때문에 집 마당서 독사 소굴 발견한 부모


호주 시드니의 한 한적한 마을. 30대 남성 A씨와 그의 아내, 그리고 이제 겨우 두 살이 된 어린 아들이 사는 집은 언제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푸른 잔디가 깔린 앞마당은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터였다. 하지만 이 평화로운 공간 아래에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거대한 비밀이 숨어 있을 줄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평범했던 어느 날 오후, 마당에서 놀던 아들을 바라보던 부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이가 잔디밭 구석에서 꼬물거리는 작은 생명체를 손으로 잡으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지렁이나 작은 도마뱀 같았지만, 가까이서 본 그것의 정체는 새끼 뱀이었다. 놀란 부부는 급히 아이를 안아 들었다.

그저 지나가는 뱀 한 마리겠거니 생각했던 부부의 예상은 빗나갔다. 그 작은 새끼 뱀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강한 독을 지닌 ‘동부갈색뱀’이었다. 주로 호주 동부 지역에 널리 사는 이 뱀은 다 자라면 길이가 2.4m에 이른다. 물릴 경우 아주 적은 양의 독으로도 사람의 심장과 폐 신경을 마비시킬 수 있을 만큼 치명적이다. 2살 어린아이에게는 스치기만 해도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파도 파도 끝이 없다”… 배관 속에서 나온 110개의 알들

가족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뱀 포획 전문가 케인 듀란트(남)는 곧바로 마당 곳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새끼 뱀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주변에 어미가 있거나 알을 낳은 둥지가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전문가의 눈길은 마당 한구석에 있는 콘크리트 테라스와 배관 사이의 좁은 틈새로 향했다. 흙을 조금 걷어내자 딱딱하게 굳은 뱀의 알 껍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조심스럽게 주변을 더 깊이 파 내려가던 전문가는 이내 믿기 힘든 광경을 목격했다. 좁은 배관 틈새에 수십 개의 알들이 겹겹이 쌓여 있었던 것이다.


그가 그 자리에서 꺼낸 뱀 알은 모두 110개에 달했다. 동부갈색뱀이 한 번에 15마리에서 16마리 정도의 알을 낳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결코 한 마리의 뱀이 한 번에 낳은 양이 아니었다.

전문가는 알들을 유심히 살핀 뒤 고개를 가로저었다. 알껍질 중 일부는 이미 오래전에 부화해 바스러져 있었고, 일부는 비교적 최근에 낳은 것이었다. 듀란트 씨는 부부에게 “이 알들 중 일부는 몇 년 전에 생긴 것”이라며 “여러 마리의 암컷 뱀들이 이곳을 안전하고 습도가 알맞은 최고의 산란처로 여기고 매년 다시 찾아와 알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족이 모르는 사이에 마당 밑이 대를 이어가는 뱀들의 거대한 보금자리가 되어 있었던 셈이다.

흙 속에 숨어 있던 진짜 주인들

놀라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전문가는 뱀들이 여전히 마당 아래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땅을 더 깊이 파고들어 갔다.

흙을 걷어낼 때마다 긴장감이 감돌았다. 예상대로 땅속 깊은 곳에서는 이미 부화한 새끼 뱀들과 함께 몸집이 커다란 성체 독사들이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91cm 길이의 ‘붉은배검정뱀’ 한 마리와 61cm 길이의 ‘동부갈색뱀’ 한 마리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붉은배검정뱀 역시 동부갈색뱀만큼은 아니지만 사람에게 치명적인 독을 지닌 위험한 종류였다. 마당 한편이 그야말로 독사들의 살아있는 소굴이었던 것이다.


그제야 부부는 한 달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사실 부부는 한 달 전쯤에도 앞마당에서 막 부화한 듯한 새끼 뱀 7마리를 발견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그저 담장 너머 밖에서 우연히 흘러 들어온 불청객인 줄로만 알았다. 아내는 “우리 집 마당 바로 아래에 이런 거대한 뱀 소굴이 있었다니 온몸에 소름이 돋고 가슴이 떨린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문가는 포획한 독사 세 마리와 알들을 모두 수거해 자루에 안전하게 담았다. 호주의 엄격한 야생동물 보호법에 따라, 이 뱀들은 인간이 살지 않는 멀리 떨어진 야생 지역으로 이동해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작업을 마친 듀란트 씨는 남아있는 가족들을 위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뱀들은 부드러운 흙과 어둡고 습한 틈새를 좋아하기 때문에, 다시는 이곳에 둥지를 틀지 못하도록 마당의 흙을 파내고 그 자리를 거친 자갈로 두껍게 채우라고 권했다. 뱀이 땅을 파고 들어올 엄두를 내지 못하게 환경을 바꾸라는 뜻이었다.

가족들은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마당을 새롭게 단장하기로 했다. 아이가 뛰놀던 잔디밭 밑에 숨겨져 있던 거대한 자연의 세계는 그렇게 세상 밖으로 드러났다.


사람의 발길이 닿는 콘크리트 바닥 바로 한 뼘 아래에서 수년 동안 소리 없이 대를 이어온 생명들. 인간의 도시는 커져가고 자연의 영토는 좁아지는 요즘, 뱀들은 단지 자신들이 살아가기 가장 안전한 곳을 찾아 본능적으로 땅을 파고들었을 뿐일지도 모른다.
소동이 끝난 마당에는 부드러운 햇살이 다시 내리쬐었지만, 자연은 언제나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인간과 아주 가까이 숨 쉬고 있다는 서늘한 진실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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