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10대 엽기 살인 ‘심기섭 사건’
2013년 7월7일 밤 10대 남성 둘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서 만났다.
이중 심기섭(남·19)은 분당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다른 한 명은 심의 중학교 친구인 대학생 최아무개군(19)이었다. 평소 술을 좋아하지 않던 두 사람은 DVD방에서 영화를 본 뒤 당구를 치며 시간을 보냈다.
밤이 깊어가자 둘은 용인시 기흥으로 옮겨 한 모텔 807호실에 투숙했다. 다음날 오후 심기섭은 심심해졌다. “뭔가 재밌는 일이 없을까” 골몰하다가 친구 소개로 알게 된 김아무개양(17)을 떠올렸다. 심은 오후 2시40분쯤 김양에게 “뭐해, 놀러와라”는 문자를 보냈다. 김양도 “좋다”며 맞장구를 쳤고, 약 50분 뒤 심기섭이 있는 모텔에 도착했다.
셋은 마땅히 할 것이 없자 TV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오후 4시가 되자 최군이 결막염 치료를 받으러 안과에 가야 한다며 모텔을 나섰고, 심도 동행했다. 모텔에는 김양 혼자 남게 됐다.
모텔을 나온 심기섭은 인근 편의점으로 가더니 공업용 커터칼 (14cm)과 문구용 커터칼(10cm)을 각각 1개씩 구입했다. 오후 4시30분쯤 심은 안과 치료를 마친 최군과 모텔로 돌아왔다. 오후 7시38분쯤 최군은 약속이 있다며 모텔을 나섰다.
이때부터 심기섭의 표정이 달라졌다. 최군이 나가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미리 준비한 커터칼을 꺼내 들었다. 심은 침대에 앉아 있던 김양에게 다가가 칼로 위협하며 성폭행하려고 했다.
그때 누군가 모텔 현관문을 두드렸다. 최군이었다. 그는 휴대전화를 놓고 왔다며 다시 돌아왔다. 김양을 성폭행하려던 심은 범행을 멈추고 최군의 휴대전화를 찾아 건네줬다.
오후 7시46분쯤, 김양이 누군가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자, 심은 휴대전화를 낚아채듯 빼앗았다. 위험을 직감한 김양은 소리치며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심은 김양을 붙잡고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김양이 바닥에 넘어진 순간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김양은 발버둥 쳤지만 심의 강한 힘을 당해낼 수가 없었다. 얼마 후 김양의 몸이 축 늘어지며 숨이 끊어졌다. 김양의 몸에 움직임이 없자 심은 김양의 옷을 벗기고는 시신을 강간했다.
미리 준비한 공업용 커터칼과 문구용 칼을 꺼내더니 사체를 훼손하기 시작했다. 살점을 커터칼로 도려내 변기에 버리는가 하면 뼈를 부러뜨려 20여 개로 추렸다. 이 과정에서 커터 칼날이 부러지자 오전 1시30분쯤 인근 편의점에서 공업용 커터칼을 한 개 더 구입했다.

변기가 막히자 모텔 프런트에 전화를 걸어 변기용 압축기(뚫어뻥)을 가져다 달라고 요구했다. 지배인이 ‘변기에 휴지를 넣었느냐’고 묻자 “그렇다”며 웃으며 대답했다. 지배인이 압축기를 가져다주며 “내가 뚫어주겠다”고 했더니 심은 “내가 하겠다”면서 문을 닫았다.
김양의 시신을 훼손하던 중인 7월9일 오전 1∼2시 모텔에 함께 투숙했다가 범행 1시간20여분 전 혼자 모텔방을 나간 친구 최군에게 “작업 중이다” “지금 피 뽑고 있다”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수차례 보냈다.
또 화장실 안에서 훼손된 시신을 찍은 잔혹한 사진을 두 차례에 걸쳐 한 장씩 최군에게 보냈다. 최군은 인터넷에서 내려 받은 사진으로 알고 “장난 까지마” “퍼온 사진 갖고 나대지마” 등의고 답장을 보낸 뒤 잠들었다.
7월9일 오후 1시16분까지 16시간여 동안 김양의 시신을 훼손했다. 심은 이 모든 것을 맨 정신 상태에서 처리했다. 김양의 시신은 뼈만 남은 상태로 15kg 가량의 무게만 남았다. 이후 심은 혼자 모텔을 나와 인근 마트에서 김장용 비닐봉투를 구입해 20분 뒤 다시 들어갔다.

오전 2시7분 쯤, 심은 훼손한 피해자의 유골 등을 김장용 비닐봉투에 담아 모텔을 나왔다. 콜텍시를 불러 용인시 처인구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해서는 집 옆에 있는 컨테이너 안 장롱 속에 훼손한 시신을 숨겼다.
약 1시간 후인 9일 오후 3시29분 심은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당시 심경을 밝혔다. “내겐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이젠 메말라버렸다. 오늘 난 죄책감이란 감정도 슬픔도, 분노도 느끼지 못했다. 오늘 피 냄새에 묻혀 잠들어야 겠다”고 썼다.
이어 “난 오늘 개○○가 되어 보고 싶었다. 그래 난 오늘 개○○였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본 당신 용기 높게 삽니다. 고맙네요. 그 눈빛이 두렵지가 않다는 걸 확실하게 해줘서”라고 숨진 김양을 조롱하기도 했다.

김양의 어머니는 딸이 연락이 되지 않자 싱가포르에서 무역업을 하는 김양의 부모가 “딸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9일 오후 8시10분쯤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탐문에 들어갔다. 자신에게 수사망이 좁혀온다는 것을 직감한 심은 10일 0시30분쯤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에 긴급체포된 심은 “호스텔과 같은 잔인한 영화를 즐겨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호스텔)봤다. 잔혹 공포영화를 자주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영화를 보고 실제로 한번쯤 살인을 해보고 싶은 적이 있었다는 말도 했다. 호스텔은 유럽 한 마을에서 배낭여행객들을 납치, 엽기적으로 살해하는 내용을 담은 공포영화다.
심은 경찰조사에서 “성폭행 후 신고할까봐 살해했다”고 진술했지만, 나중에 “살해 후 시신을 성폭행 했다”고 자백했다. 그는 또 검찰에 송치된 뒤에는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고 진술을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했다.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전 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범인의 엽기적이고 잔인한 범행에 경악했고, 반성 없는 범인의 모습에 분노했다.
살인 및 사체오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심에게 검찰은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현장검증 및 부검 결과 사체가 훼손돼 정화조를 통해 버려지는 등 범죄의 잔혹성이 크고, 유족의 고통과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임을 고려해 사형밖에 선고할 형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증인으로 법정에 선 피해자 아버지는 “지옥이라고 하면 이게 지옥이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이 비참하게 저세상으로 갔다”며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으로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심이 만 19세의 어린 나이로 범죄 전력이 없고, 범행사실에 대해 일부 뉘우치고 있는 점을 들어 교화의 여지가 있다며 생명 박탈보다는 사회와의 격리가 합당하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14년 8월29일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했다.
가해자와 피해자
심기섭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단독주택에서 부모, 형,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특별한 직업 없이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벌었다. 범죄 전력은 없다. 2012년 10월 인천 월미도에서 바다에 뛰어들어 자살을 기도, 2주간 치료받기도 했다.
피해자인 김양의 부모는 싱가포르에서 무역업에 종사했다. 김양도 부모를 따라 싱가포르에 갔지만 현지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2010년쯤 귀국했다. 2011년 분당의 한 고교를 중퇴하고 용인의 한 오피스텔에서 혼자 생활했다.
김양의 아버지는 “딸은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평소 신앙심도 깊고 장래에 선교를 하겠다고 했다”며 “아이큐(IQ)도 150이 넘어 멘사 회원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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