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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2만원만 보내줘” 전세사기 피해자 20대의 마지막 말

전세사기를 당한 20대 피해자가 사망 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오후 8시쯤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A씨(남‧26)가 숨진 채 발견된다.

A씨와 함께 사는 친구가 외출 뒤 집으로 돌아왔다가 방안에서 시신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방안에서는 자살도구로 추정되는 물품이 나왔으나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이른바 ‘건축왕’으로 불리던 건축업자 B씨(61)로부터 오피스텔 보증금 9천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다.

B씨는 공인중개사 등과 함께 지난해 1∼7월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61채의 전세 보증금 125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A씨는 사망하기 며칠 전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2만원만 보내달라”고 했는데, 이게 부모에게 한 마지막 말이 되고 말았다. A씨는 당시 전세사기로 인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 요금 6만원도 제때 내지 못해 단수 예고장을 받았다.

A씨는 2019년 8월 입주 당시 전세금 6천800만원에 계약했다가 2021년 8월 재계약 때 임대인의 요구로 전세금을 9천만원으로 올려줬다. 그러나 이 오피스텔에는 2019년 당시 1억8천만원이 넘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상태였으며 지난해에는 임의 경매(담보권 실행 경매)에 넘어갔다.

당장 낙찰돼도 최우변제금 3천400만원 외 나머지 금액은 고스란히 날려버릴 상황이었다. A씨의 전세보증금 9천만원은 고등학교 졸업 후 인천 남동공단 등지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알려졌다.

결국 A씨는 극한 스트레스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삶을 버리고 말았다.

한편, 지금까지 B씨로부터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해자는 3명이다.

지난 2월28일 미추홀구 빌라에서 보증금 7천만원을 받지 못한 30대 남성 피해자가 사망했다.

A씨가 사망한 지 사흘만인 17일에는 미추홀구에 사는 30대 여성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