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앓다 4명에게 새 생명주고 떠난 27살 곽문섭씨
대구에 살던 곽문섭씨(27)는 6세때 희귀병인 근이양증 진단을 받았다.
이것은 근육의 힘이 점차 약해지다 신체에 장애가 생기고 결국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유전성 질환이다.
곽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걷기가 힘들어 휠체어를 타고 학교에 다녔다. 손가락으로 겨우 마우스를 움직일 정도의 힘만 남아 있던 터라 부모는 초등학교 졸업을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곽씨는 가족과 친구, 교사들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고교 재학시절에는 일반 학급에서 공부할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고, 일반 수능보다 1.5배 긴 장애인 대상 수능시험도 무사히 치렀다.
그 덕분에 경북대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할 수 있었다. 반도체기업인장학금과 SK전국장애인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직장에도 취업했다. 그는 틈나는대로 글쓰기와 홍보 포스터 제작 등 재능기부에도 적극 나섰다.

이랬던 곽씨가 지난달 갑작스런 심정지로 의식을 잃었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뇌사 판정을 받았다.
가족들은 어렸을 때부터 몸이 불편했던 곽씨의 일부가 누군가의 몸에서 자유롭기를 바랐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영남대병원 의료진은 곽씨의 몸에서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적출해 목숨이 위태로웠던 환자들에게 이식했다. 이렇게 곽씨는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나라의 천사가 됐다.
어머니 서경숙씨는 “어릴 적부터 엄마가 울까 봐 엄마의 코만 살피던 우리 아들. 너는 엄마를 위해 태어나준 것 같아. 짧지만 열정적인 삶을 산 내 아들아.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줘. 엄마는 문섭이가 따뜻하고 이쁜 봄날 먼 여행을 떠났다고 생각할게”라면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측은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에도 슬프거나 힘들어하기보다 역경이 있기에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는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들의 훌륭한 생각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아름다운 마음으로 실천해주신 생명 나눔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곽문섭씨는 불편한 몸에도 늘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았다. 절망하지 않고 새 희망을 일궈냈고 짧지만 아름답게 살았다. 가족들도 20년 넘게 헌신적인 사랑으로 그를 돌봤다. 그의 마지막 가는 길도 세상 누구보다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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