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자 ‘표예림 사건’ 전말과 가해자들 신상
표예림은 1996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났다.
2002년 의령초등학교에 입학했다가 의령 남산초등학교로 전학했다. 의령여중을 거쳐 의령여고를 졸업했다.
현재 부산 연제구에 있는 미용실 아린다움을 운영하는 미용사다. 표예림이 대표이자 직원인 1인 미용실이다.
표예림은 지난 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 ‘표예림’을 통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때까지 12년간 학교폭력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
표예림이 영상을 통해 증언한 학교 폭력 피해 실상 등을 자세히 살펴봤다.
악마 보다 더 악랄했던 그들
표예림은 어린이집부터 자신에게 세상은 세 분류였다고 말했다. ‘가해자’, ‘방관자’ 그리고 ‘가끔 선의를 베푸는 자’라고 정의했다.
내성적인 성격에 친구도 별로 없었는데 아이들에게 많은 괴롭힘을 당했다.
그러다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 1학년 때부터 다수의 동급생 남녀들이 자신을 괴롭혔다. 책가방을 변기통에 집어넣거나 의자를 던지고 발로 차기도 했다.
어느 날은 신발 안에 압정이 들어가 있었고, 어깨를 치고 책상 위에서 책상을 도움닫기 삼아 발로 차기도 했다. 어떤 동급생은 심하게 꼬집어 멍이 들도록 했다.
심지어 필통과 실내화를 훔쳐가 맨발로 교실을 다녀야 했다. 재미삼아 자신의 맨발을 밟는 동급생들이 상당히 많았다. 그런데도 자신을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화장실로 도망갔는데, 동급생들은 그런 자신을 향해 위에서 물을 뿌리기도 하고, 엎드려 있으면 뒤통수를 때리기도 했다.
표예림은 이런 동급생들이 있는 학교가 너무 무서웠고, 폭력을 피하기 위해 학교에 가는 척하고 가지 않은 적도 있었다.
어떤 때는 학교에 가서 출석도장을 찍은 다음에 1교시가 끝나고 쉬는 시간에 몰래 학교를 빠져나오기도 했다. 사람들의 눈에 띄면 부모님에게 알려질까봐 큰길이 아닌 뒷산쪽으로 이동했다.
가끔 친구들의 폭력이 견디기 힘들때도 뒷산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집으로 가곤했다.
그때 뒷산에는 한 남성이 살고 있었는데, 학교에 있을 시간에 혼자 있는 표예림을 보고 “함께 놀자”고 유인했다. 표예림은 아무런 의심없이 그 남자의 집에 들어갔다가 성추행을 당했다.
그 남자는 범행 후 “우리는 비밀친구야, 이 사실을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된다”며 만원짜리 한 장을 쥐어줬다.
표예림은 이때 ‘비밀친구’의 뜻을 알게 됐고 같은 반 동급생들에게 ‘비밀친구를 하자’며 쪽지를 건넸다. 그 중 한 친구가 알겠다고 해서 하교 후에 친구의 집에서 놀기도 했다.
그 친구에게 성추행 당한 사실을 털어놨는데, (어린나이에) 수치심 같은 것 보다는 ‘이렇게 해서 만원받았다’고 했고, 추행범이 한 것처럼 “이건 절대 비밀이야, 나는 너한테 밖에 말한 사람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 친구가 다음 날 다른 친한 친구에게 말하면서 소문은 삽시간에 퍼지고 말았다. 동급생들은 ‘너, 아저씨한테 만원 받았다’며 조롱했다.
이 일을 계기로 표예림은 초등학교 3학년 초 쯤에 전학을 가게 된다. 집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남산초등학교였다.
하지만 그에게 전학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새 교실, 새 친구가 있었지만 이미 소문은 날대로 났고, 친구들은 자신에게 ‘의령초등학교 왕따’라는 꼬리표를 달았고, 이게 떨어지지 않았다.

남산초등학교에서는 의령초등학교에서 당한 것보다 더 심하게 괴롭힘을 당했다.
발로 차고 때리고 의자에 앉아 있는데 의자를 빼는 등 또 누가 힘이 더 센지 자기들끼리 내기를 하기 위해서 의자에 앉아 있는 표예림을 발로 세게 차면서 서로 힘겨루기를 했다.
근처에만 가도 일명 ‘아린 바이러스’에 닿였다면서 조롱했다. 지우개를 던지거나 지우개 가루를 던지거나 혹은 지우개 조각을 던졌다 이밖에 종이, 쓰레기, 교과서, 돌, 모래, 신발 등 손에 잡힐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던졌다.
교실에 있던 책상과 의자를 숨겨서 표예림은 한동안 그걸 찾으러 다닌 적도 있었다. 한 친구는 자신을 끌고 화장실로가서 변기에 머리를 박게 했다. 너무 심한 괴롭힘을 당하다보니 그때는 그에게 아무런 희망도 없었다.
5학년 때는 담임교사에게 자신이 당하고 있는 것을 사실대로 얘기했다. 표예림은 선생님이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깨졌고, 담임 교사는 “너는 그 친구들에게 정말 잘못한 것이 없냐. 너는 정말 그 친구들에게 어울리려고 노력하지 않았어?”라고 물었다.
표예림은 그때 어느 선생님에게 말을 해도 지금 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의령여중에 들어갔다.
지역 특성상 의령은 중학교가 하나 밖에 없었다. 표예림은 너무 무서웠다. 중학교가 의령초에서 자신을 괴롭혔던 친구들과 남산초에서 괴롭혔던 친구들을 만나는 장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표예림의 예상은 조금도 빗나가지 않았다. 친구들은 초등학교 때보다 지능적이었고, 잔혹했으며 악랄했다. 머리를 잡고 뺨을 때리고 욕설을 퍼붓고 발로 찼다.
또 표예림을 보면 뒤통수를 때리고 샤프로 몸을 찌르고 휴대전화를 훔쳐가고 쿠션을 터트려 머리에 뿌렸다. 분무기를 쏘고 머리를 엉키게 했다.
당시에 싸이월드가 유행하고 교실 컴퓨터와 TV가 연결돼 있었는데, 그 컴퓨터에서 표예림의 싸이월드를 TV 화면에다가 펼쳐 내용을 읽으면서 조롱했다.
‘꺼 달라’라고 하면 폭력을 행사했다.
수업시간에는 ‘아린이가 나쁜 친구를 사귄다’며 조롱했는데, 선생님은 그걸 무시하고 수업을 진행했다. 그때 표예림은 스스로 학교로부터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인근 마산 시내에 있는 제과제빵 학원을 다녔다.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학원에 갔고, 이곳에 있는 동안은 안전이 보장됐다.
하지만 학교에 있는 시간동안은 끊임없이 맞았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폭력에 길들여졌다. 그저 졸업만 하기를 기원했다.
표예림은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을 원했으나 부모는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 어쩔 수 없었던 표예림은 의령여중 바로 뒷편에 있던 인문계인 의령여고에 진학한다.
중학교 때 자신을 괴롭혔던 동급생들이 각각 흩어지기는 했으나 제일 심하게 괴롭혔던 친구들이 마산에 있는 미용고등학교로 진학한다.
그리고 남은 동급생들은 고등학교 내내 표예림을 괴롭혔다. 발로 차고 머리를 땡기고 주먹으로 때리고 앉으려고 하면 의자를 당겨 넘어지게 하고, 화장실에 숨으면 자신의 사물함을 열어 체육복과 교과서를 훔쳐갔다.
그래서 2년 동안 교과서와 체육복이 없었고, 2년 내내 다른 친구들에게 빌릴 수밖에 없었다.
사물함에 쓰레기를 넣고 한 동급생은 10분 동안 표예림을 폭행했다. 그때 교사는 당황해하면서 보고만 있었다. 그 친구는 표예림이 자해했다고 소문내고 조롱했다.
고등학교 1학기가 끝나고 2학기가 시작할 무렵 야간자율학습이 필수였는데, 표예림은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과 도저히 밤 9시까지 같이 있을 수 없어 미용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손에 굳은 살이 생길 정도로 미용에 전념했다. 그래야만 대회를 핑계로 학교에 가지 않거나 자격증을 준비한다는 이유로 4교시를 마치고 학원으로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읍내 미용실에서 일했다. 학교는 4교시나 5교시까지 마치고 이후 미용실에서 일했다. 미용실에 가는 이유는 오로지 학교와 동급생들에게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그들이 미용실까지 찾아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다.
표예림은 의령 읍내를 돌아다닐 때마다 자신을 괴롭히던 동급생들이 보이면 무조건 도망갔다. 그들의 실루엣만 보여도 도망갔다. 그래서 단 한순간도 마음이 편할 때가 없었다.

졸업과 동시에 표예림은 의령을 벗어나 부산으로 도망쳤다. 그는 부산에 자리잡아 인턴부터 디자이너까지 미친듯이 노력했다. 그래서 최연소 미용 디자이너가 됐다.
표예림은 그동안 법에 대해 무지했다. 학교폭력을 행사했던 동급생들의 공소시효가 2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표예림은 자신의 병원 기록, 자신이 당했던 학교폭력의 기록과 기억, 동급생들의 증언이 필요했다.
하지만 당시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자리를 잡지 않았고, 학교에서는 휴대전화를 걷어갔기 때문에 증거로 남길 만한 것은 없었다. 때문에 지금은 기억만이 증거가 될 수밖에 없었다.
표예림은 지금 상황에서 자신이 동급생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은 도의적인 책임을 묻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각각 물으려고 한다면 협박죄, 스토킹,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모욕죄가 된다고 하는데, 이런 현실이 자신에게 2차 가해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실제 자신이 스토커로 느껴진다는 동급생도 있었다. 또 다른 동급생은 기억을 못하고 또 다른 동급생은 오히려 자신을 조롱했다.
표예림은 그것이 알고 싶다고 했다. 그때당시 자신을 괴롭혔던 동급생은 기억도 못하고 평범한 시민들 속에서 평범한 직장을 가서 살아가고 심지어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반면 피해자인 자신은 그 기억을 잊지 못하고 아직도 3명이상 있으면 불안하고 손이 떨리고 말을 더듬고 심장이 두근거린다.
지금 자신의 나이는 28세인데, 이 나이에 알 수 없는 온몸의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고 담낭절제술, 맹장 제거술, 위염, 위궤양, 대장용종 절제술 등을 받았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그 피해사실이 고스란히 기억으로 남아 있다.현재 정신과적 치료와 약물을 복용한 지 1년이 넘었다. 이것이 자신의 현실이라고 했다.

표예림은 자신이 당한 학교 폭력을 고발하는 영상을 찍게 된 이유에 대해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고 했다. 더 이상의 학교폭력 피해자도, 생존자도, 사망자도 생기는 않아야 하기에, 아직도 제대로 피지 못한 꽃들이 지지 않기 위해 영상을 찍었다고 강조했다.
또 그들에게 힘이되고 살아갈 이유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으로 숨진 피해자들 뿐만 아니라 살아남은 피해자들에게도 안타까워하고 응원과 격려해 줄 것을 당부했다. 표예림은 영상 마지막에 자신이 겪은 학교 폭력은 100% 실화이며 현재 형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며 마무리 했다.
가해자들 신상공개
표예림은 가해자들에 대해 의령남산초등학교 55명중 30명, 의령여자중학교 96명 중 47명, 의령여자고등학교 84명 중 43명이라고 했다.
표예림은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를 본 후 가해자들에게 카카오톡을 통해 연락을 했다.
가해자들은 “요즘 나오는 드라마(더 글로리) 보고 뽕에 차서 그러는 거냐. 네가 표혜교냐” “남의 인생에 침범하지 말라” 등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제일 먼저 따돌림을 시작하고 가장 많이 괴롭혔던 동창생에게 연락했다. 표예림 표현을 빌리자면 더 글로리의 박연진이다.

그는 “진심이니 그만하라”고 했다. ‘대체 왜 그랬느냐’고 물었더니 “네가 불쌍해 보인다”며 “모든 애들이 다 가해자가 아니겠냐”고 했다고 한다. 또 다른 가해 동창생은 “네 머리가 있으면 생각이나 좀 하고 뱉으라”며 “지금처럼 그대로 살라”고 했다.
집단 폭행에 가담하고 폭언과 폭행을 했던 동창생은 “중학생 때 같은 학교인 것은 알지만 같은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닌 기억이 없다”고 했다.
그는 또 “고작 네가 겪은 일로 방송이 되고 이슈가 될거라 생각하냐”며 “그렇다면 나도 거짓증언과 진술을 모아 네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말해도 되겠네”라고 되묻기도 했다.
표예림이 연락했던 대부분의 가해자들의 반응도 이와 비슷했다.

지난 3월2일 MBC <실화탐사대>에서 표예림의 학교폭력 사건을 방송하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됐다. 이후 주요 매체에서 후속으로 보도하면서 주요 관심사로 부각했다.
4월13일에는 ‘표예림 동창생’이라는 유튜브 채널은 표예림에게 학교폭력을 가한 가해자 4명의 실명과 과거사진, 현재 근황, 회사명 등을 모자이크 처리 없이 공개했다. 이들은 최씨, 남씨, 임씨, 장씨였다.
채널 운영자는 “더 이상 예림이의 아픔을 무시할 수 없어, 익명의 힘을 빌려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영상에서는 왕따를 주도한 가해자 남씨는 현재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서 응급구조 담당 군무원으로 근무하고 있고, 또 다른 가해자 장씨는 프랜차이즈 미용실에서 일하는 표예림과 같은 미용사였다.
해당 미용회사 측은 사건이 불거지자 가해자와 맺은 계약을 해지하고,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별도의 법적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가해자 중 임씨는 남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됐으며, 마지막으로 필라테스 강사로 활동중인 최씨는 개명한 이름까지 공개됐다.
신상이 공개된 가해자 중 2명은 표예림에게 명예훼손에 관한 내용증명을 보냈다. 이들은 가해자의 실명, 신상 등 일체의 내용에 관한 것을 삭제하고, 그에 대한 사과글을 게재하라고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표예림은 가해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고 있는 ‘표예림동창생’은 자신과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2차 가해와 극단적인 선택시도
4월22일 표예림은 2차 가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다행히 빨리 발견돼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표예림은 학교폭력 고발 이후 각종 비판과 압박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사건과 관련한 여러 익명 유튜브 채널이 만들어져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주장들을 쏟아내자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해 왔다.
실제 가해자들이 만든것으로 추정 되는 ‘표혜림가해자동창생’이라는 채널에서는 표예림을 ‘거짓말쟁이’ ‘정신 이상자’라며 비난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후 표예림은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의 상황을 전했다.
가해자 측 입장을 대변한 ‘표예림가해자동창생’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지목하면서 “영상물에서 저희 부모님을 공개적으로 모욕했으며, 절대 해선 안되는 행위임을 잘 알지만 영상의 조회수가 올라가는 걸 멈출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라 판단해 충동적으로 자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팔로워님의 112 신고로 인해 구급차에 이송 이후 응급실에서 24시간 동안 처치 후 2일의 경과 관찰 추가 검사가 필요하나, 저 역시 책임져야 할 사업장이 있고 인터뷰가 있고, 모교 방문 스케줄 등의 이유와 불면증으로 인해 자의 퇴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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