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선고받은 후 반려견이 장기기증자 찾아줘 살아난 여성
영국 웨일스 남부 도시 케어필리에 사는 루시 험프리(44)는 15년간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인 루프스 병을 앓고 있었다.
2019년에는 신부전 진단을 받았는데, 의사는 신장 이식없이는 5년 밖에 살 수 없다는 시한부 선고를 내렸다. 그러면서 완벽하게 맞는 신장을 기증받는 건 2200만분의 1확률 이라고 했다.
‘루푸스 신염’은 전신성 홍반성 낭창이 신장에 침범해서 신장염이 생기는 병으로, 만성 신부전으로 신기능이 저하되면 투석을 받거나 신장 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
험프리의 경우 신장 기증자를 찾는 것도 어렵지만 자신과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었다. 실제 신장이식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기회가 오지 않았다. 사실상 죽을 날만 기다릴 수밖에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험프리는 2022년 6월 연인 케니드 오웬(49)과 함께 캠핑카를 타고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반려견인 도베르만 두 마리 중 ‘인디’만 데리고 갔다.

여행지는 처음에는 해안 휴양지인 에버리스트위스를 목적지로 정했다가 험프리의 몸 상태를 고려해 집 근처인 배리 지역의 해수욕장으로 변경했다.
이들은 콜드 냅 해변에 캠핑카를 주차했다. 이때 인디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약 91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한 여성에게 달려가더니 계속 해서 맴돌았다. 물론 험프리와는 일면식도 없던 처음보는 사람이었다.
험프리는 덩치가 큰 도베르만이 다른 사람들에게 위협이 될까봐 계속 인디를 불렀다. 아무리 불러도 인디가 오지 않자 험프리는 사과하러 그 여성에게 갔다.
험프리는 사과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게 됐다. 해당 여성은 같은 지역에 사는 케이티 제임스(40)였다. 험프리는 저녁 바비큐 파티에 제임스를 초대했다.
얼마 후 파티에서 제임스가 술을 권하자 험프리는 “나는 신장 이식을 기다리면서 현재 투석중이라 술을 마실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제임스는 “나는 얼마 전 신장 기증 등록을 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한 사람은 신장 기증자를 찾고 있었고, 또 한 사람은 신장을 기증하기 위해 등록을 했기 때문이다. 우연치고는 기막힌 우연이었다.
험프리는 “누구에게 신장을 기증할 것인가”를 물었고 제임스는 “누구든 원하는 사람에게 기증하겠다”고 답했다.
곧바로 연락처를 교환한 두 사람은 다음 날 장기기증 코디네이터에게 연락했고, 정밀 검사결과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판정을 받았다. 외과의사는 이 상황에 대해 “기적같은 일”이라며 놀라워했다.
험프리는 같은 해 10월 케이티의 신장을 이식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험프리는 이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험프리는 “나는 이식 수술이 절실했다”며 “인디가 해변에서 제임스의 냄새를 맡지 않았다면 나와 완벽하게 일치하는 사람을 절대로 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제임스와 인디때문에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감격해했다.
제임스 또한 두 사람이 만나게 된 인연을 상기하며 “험프리를 알게 돼 정말 행운이다”며 “험프리가 자신의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반려견 인디가 기적을 만들고 주인을 살린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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