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슈

역대 최악의 전염병(바이러스) 사망자 순위


인류를 위협하는 전염병이 끝없이 창궐하고 있다.

문명의 눈부신 발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린다. 지금까지 천연두, 흑사병, 스페인 독감 등의 전염병으로 최소 수 억 명의 사람들이 사망했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것도 전쟁이 아닌 전염병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조그만 세균과 바이러스가 수많은 목숨을 빼앗았고, 국가의 흥망성쇠에까지 영향력을 미쳤다.

의학기술이 발전한 지금도 전염병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약물 남용 등의 틈을 파고들며 다양한 변종의 형태로 나타난다.

근래의 전염병 대부분은 동물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유인원, 새, 박쥐, 사향고양이, 낙타 등 다양한 동물을 숙주와 매개체로 인간에게 전염된 감염질환들이다.

하지만 빙하에는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그 안에 갇혀 있던 바이러스가 다양한 숙주에 전파되면 엄청난 재앙에 직면할 수도 있다. 실제 최근 중국 티베트의 빙하 속에서 33종의 고대 바이러스가 발견되기도 했다.

과학자들도 이 고대 바이러스들이 면역력이 없는 인간 사회와 접촉하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지금 인류는 가히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창궐한 전염병 중 최악의 사망자를 낸 순위를 살펴봤다.

1.천연두(20세기에만 3~5억 명 사망)

인류 최초의 전염병으로 알려졌다. ‘두창’ ‘포창’이라고도 하며 우리에게는 ‘마마’로도 잘 알려져 있다.

천연두에 걸리면 고열이 나면서 구토를 동반하고 온 몸에 특유한 발진이 생긴다. 전염력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천연두를 앓고 살아남았더라도 피부에 많은 흉터가 남거나, 몇몇의 경우 실명하기도 했다.

천연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혹은 오염된 물건을 통해 감염된다. 천연두의 치사율은 30%에 달했으며, 영유아의 경우 치사율은 더 높았다.

기원전 1500년쯤 고대 인도에서 발병한 기록이 있다.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5세의 미라에서도 흔적이 발견됐다.

로마제국 아우렐리우스가 동쪽의 훈족과 전쟁을 치른 후 돌아오면서 천연두도 함께 들고 와 로마에 퍼지는 계기가 됐다. 아우렐리우스 황제를 비롯해 로마인 500만 명이 천연두로 숨졌다. 영국 여왕 메리 2세, 프랑스 루이 15세, 러시아 표트르 2세도 천연두로 사망했다.

1519년 스페인의 정복자 에르난 코르테스가 1천명도 안 되는 군대로 멕시코의 아즈텍제국을 무너뜨린 것은 천연두가 결정적이었다. 1차 전투 때 숨진 병사의 천연두균이 퍼져 2년 만에 당시 황제 쿠에트라바신 등 아즈텍 인구의 25%가 사망했다.

남미 페루의 잉카제국도 유럽에서 건너온 천연두 바이러스로 몰락했다. 잉카 제국의 왕과 왕실 가족을 포함해 원주민 인구의 60% 이상이 천연두로 사망했다.


18세기 유럽에서는 천연두로 인해 매년 40만 명이 사망했다. 20세기에는 약 3억~5억명 정도가 천연두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60년대 까지도 악명을 떨쳤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에는 천연두 환자가 발생해 1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1967년에도 1500만 명이 천연두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천연두는 1796년 영국의 에드워드 제너가 백신을 개발하면서 서서히 밀려났다. 1980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구에서 천연두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천연두는 현재까지 인간이 박멸한 유일한 전염병이다.

2.페스트(흑사병) 2500만~6000만 명 사망

쥐에 기생하는 벼룩을 매개로 페스트균이 감염된다. 벼룩이 사람을 물면서 전파된다. 온 몸에 검은 반점이 생기는 증상에 따라 ‘흑사병’으로 불렸다.

흑사병은 몽골군이 세균전의 일환으로 퍼트렸다는 설이 있다. 몽골의 제후국인 킵차크한국은 1345년 동유럽 정벌에 나서 크림반도의 카파를 공격했다. 하지만 1년 동안 성은 끄떡없었고 몽골군에서 흑사병이 돌았다. 1346년 몽골군은 물러나면서 병에 걸려 죽은 군사들의 시체를 투석기를 이용해 성 안으로 던졌다.

성 안에는 급속도로 페스트가 퍼져 사람들이 죽어나갔다. 성에 피신해 있던 이탈리아 상인들이 시칠리아로 돌아가면서 흑사병이 유럽 전역으로 번졌다. 당시 기록으로 보면 전 유럽 인구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인 2500만~6000만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흑사병은 향후 300년 동안 유행병으로 발병했다. 15세기에는 유럽 거의 모든 지역에서 10년 주기로 흑사병이 새롭게 발병했다. 그러나 점차 빈도가 떨어지고 치사율도 줄었다.

하지만 지금도 중국과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3.스페인독감(2500만~5000만 명 사망)

1918년에 여름에 처음 발병했다.

당시 프랑스에 주둔하던 미군 병영에서 독감 환자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나,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별로 주목을 끌지는 못하였다. 같은 해 8월 첫 사망자가 나오고, 이때부터 급속하게 번지면서 치명적인 독감으로 발전했다.

환자들은 감기에 걸린 듯한 증상을 보이다가 폐렴으로 이어지고 환자의 피부에서 산소가 빠져나가면서 보랏빛으로 변하며 죽어갔다.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미군들이 귀환하면서 9월에는 미국에까지 확산됐다. 9월12일 미국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2만4000명의 미군이 독감으로 사망했다. 스페인독감으로 인해 총 50만 명의 미국인이 죽었다.

1919년 봄에는 영국에서만 15만 명이 죽고,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2500만~5000만 명이 죽었다. 1차 세계대전의 사망자(900만 명) 훨씬 더 많다. 스페인이 바이러스의 발원지는 아니지만 스페인 언론이 이 사태를 깊이 있게 다루면서 이름이 붙여졌다.

당시 우리나라에도 스페인독감(무오년 독감)이 퍼져 인구 1670만 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740만 명이 감염됐으며, 이 중 14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4.말라리아(연간 40~100만명 사망)

말라리아는 감염된 모기에 물린 후 잠복기를 가진 후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은 2주 정도의 잠복기를 지니지만, 3일열‧4일열 말라리아의 경우 5개월 이상 긴 잠복기를 가지기도 한다. 말라리아가 발병되면, 오한, 발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순차적으로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 얼룩날개 모기 암컷이 말라리아 원충을 전파시킨다. 국내 토착 말라리아는 3일열 원충으로 1970년대에 사라졌다가 1993년 이후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치료하지 않으면 최대 1년 정도 증상이 계속되며, 사망률은 10% 이상이다.

기원전 2세기 대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 대왕도 말라리아에 희생됐다.

영국의 유명한 시인이자 바람둥이었던 조지 고든 바이런과 〈신곡〉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도 말라리아에 걸려 사망했다. 탤런트 김성찬도 오지 촬영 중 이 질병에 걸려 사망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0년에는 약 2억 명이 말라리아에 걸려 100만 명이 사망한 바 있으며 최근의 연간 사망자 수는 약 44만명 안팎이다.

5.에이즈(2300만 명 이상 사망)

후천성면역결핍증인 ‘에이즈’(AIDS)는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에 감염된다. 아프리카에서 시작됐으며 1981년에 최초로 세상에 알려졌고, 1983년에 HIV가 발견됐다.

흔히 ‘가장 무서운 성병’이라고 불린다. 우리 몸에 있는 면역세포가 서서히 파괴돼 면역체계가 손상된다. 이로 인해 작은 질환에도 치명적인 문제가 돼서 사망에 이른다.

감염경로는 성관계를 통해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혈액, 정액, 분비물, 모유 등으로도 감염된다. 감염지역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04년 11월 23일 세계보건기구는 전 세계의 에이즈 감염자가 2004년 말까지 39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중 44%인 1760만 명이 여성이다.

여성들의 감염 비율이 높은 것은 90년대 초 일부 성매매 여성들과 다수의 남성 고객들이 에이즈에 주로 감염됐으나 최근에는 에이즈에 감염된 남성들이 아내와의 성교를 통해 에이즈를 확산시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지금까지 2300만 명 이상이 에이즈로 사망했다. 한국의 경우 매년 에이즈 감염자가 1천 명 정도다. 이성간 성 접촉이 55%, 동성 간 성 접촉이 45%를 차지한다. 2004년 말 기준 한국의 에이즈 전체 사망자는 631명이다.

6.콜레라(20세기에만 57만 명 사망)

‘콜레라’는 히브리어 구어로 ‘인간쓰레기’라는 뜻이라고 한다. 비브리오 콜레라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 환자의 배설물 등으로 전파된다. 잠복기간은 1~5일간이다.

콜레라에 감염되면 2~5일 동안 상당히 심한 구토나 설사를 일으킨다. 치료를 하지 않으면 설사가 점점 더 심해지다가 결국 ‘쌀뜨물’ 같은 변을 보게 되며 이때 잿빛 점액 같은 게 둥둥 떠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사망률은 40~70%다.

원래는 인도 갠지스 강 유역의 풍토병이었으나, 1817년 콜카타에서 본격 발병한 후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콜카타에 있던 영국 군인 5000명을 1주일 만에 몰살시킨 콜레라는 1819년에 유럽, 1820년에는 중국에 상륙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6차례 크게 창궐하면서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821년(순조 21년) 조선에도 콜레라가 창궐했다. 당시 황해감사 이용수가 “사망자가 8000~9000명에 이르며 한창 앓고 있는 무리는 그 수를 다 셀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할 정도로 확산됐다.

7.에볼라(1만 명 이상 사망)

괴질바이러스의 일종이다. 1976년 미생물학자 피터 피옷 박사가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강에서 발견한데서 유래했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혈관을 통해 모든 장기에 이동, 장애를 일으키며 출혈과 함께 사망에 이르게 한다. 잠복기가 지나면 갑작스럽게 증세가 나타난다. 감염 뒤 1주일 이내에 50~90%의 치사율을 보인다.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과 남수단 등지에서 대거 발병한 기록이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했을 때에는 88%에 육박하는 치사율을 보이며 280여명의 사망자를 내고 발병자 중 38명만이 살아남았다. 1995년에도 콩고민주공화국의 키크위트 지방에서 집단으로 발병하여 164명의 사망자를 냈다.

2013년 12월 서아프리카에 에볼라가 발생했다.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에서 환자가 속출했다. 2016년 완전히 수습될 때까지 2만8646명이 감염됐고, 1만1323명이 사망했다. 치사율이 약 40%에 달했다.


1995년 에볼라 바이러스를 소재로 영화 <아웃브레이크>가 개봉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숙주가 된 원숭이가 미국으로 수입되면서, 미국 전역이 바이러스 전염으로 인해 일대 혼란에 빠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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