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2년 동안 거실 의자에 앉아 있던 여성의 시신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꼬모시에는 마리넬라 베레타(70)가 홀로 살았다.

2022년 2월8일 지역 소방서에 “큰 나무가 베레타의 정원에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다. 소방대원들이 현장으로 출동해 집주인을 찾으려고 현관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아무런 인기척이 없자 소방대원이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놀랄만한 상황이 목격됐다.

한 여성이 거실 의자에 앉아 미라가 돼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바로 집주인 베레타였다.

베레타는 의자에 앉은 채 숨을 거뒀고, 수년 동안 방치된 채 시신은 부패과정을 거쳐 미라가 된 상태였다. 집에는 외부 침입 흔적이나, 타살로 볼 만한 외상 등이 없었다.


베레타는 자신을 돌봐 줄 친인척이 없고, 지역 사회복지 대상자도 아니었다. 경찰은 부패 정도를 봐서 사망 시점을 2019년 말쯤으로 추정했고, 고독사로 결론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

베레타는 꼬모 호수 인근에 거주했다.

이 사건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현지에서는 베레타와 같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노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여성·가족 등 분야를 담당하는 기회균등부 장관은 페이스북에서 “베레타에게 일어난 일, 잊혀진 외로움은 우리의 양심을 아프게 한다”며 “서로를 돌보는 것은 가족, 기관, 그리고 시민들의 역할이다. 누구도 홀로 내버려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베레타의 시신이 앉은 채 발견된 의자.

이탈리아는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 이상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대표 국가로 꼽힌다. 유엔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이탈리아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22.8%로, 일본(28.2%)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이탈리아 일간 메사게로는 “닫힌 대문 뒤로 베레타의 보이지 않던 삶이 주는 수수께끼는 우리에게 끔찍한 교훈을 가르친다”며 “진정한 슬픔은 타인이 그의 죽음을 알아채지 못한 게 아니라, 베레타가 살아있던 것을 실감하지 못한 데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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