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명에게 새 생명 선물하고 떠난 여고생 김유나양
제주에서 태어난 김유나양(19)은 노형초등학교와 아라중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장래 꿈은 항공기 승무원.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김양은 애리조나주의 한 크리스천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2016년 1월21일 오전, 김양은 여동생과 함께 대학생인 이종사촌 언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등교하다 과속 차량에 들이받혔다.
이 사고로 앞 좌석에 탄 이종사촌 언니와 여동생은 골절상을 입었다. 하지만 에어백이 설치돼 있지 않은 뒷좌석에 타고 있던 김양은 머리를 크게 다쳐 의식불명에 빠졌다.
뇌출혈이 심해 결국 의료진은 뇌사판정을 내렸다.
김양의 부모는 “딸의 성품으로 볼 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현지 의료진은 김양의 장기를 적출해 세계 각국의 27명에게 새 생명을 줬다. 심장, 간, 폐 등의 주요 장기는 7명에게, 피부와 각막 등 주요 인체조직은 20명에게 이식됐다.

심장은 33세 소아청소년과 의사에게, 폐는 68세 남성에게, 오른쪽 신장은 12살 소년에게, 왼쪽 신장과 췌장은 동갑내기 19세 소녀에게, 간은 2세 영아에게, 각막은 77세 남성에게 각각 이식됐다.
부모는 “유나는 순수하고 밝은 아이”였다”며 “사고나기 얼마 전 어머니와 이모들 대신 외할머니를 6개월간 간병해 병원에서 보호자로 인식했을 정도”라며 고인을 기렸다.


유족들은 김양의 유해를 미국 현지에서 화장한 뒤 제주시의 한 성당에서 친지와 친구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미사를 치렀다.
항공사 승무원이 돼서 전 세계를 누비고 싶었던 김양은 이렇게 전 세계인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천사가 됐다.
4년 후인 2020년 1월23일 제주 서귀포시 ‘라파의 집’에서는 김양을 기리는 ‘생명의 나무 식수’ 행사가 열렸다. 나무는 동백나무를 심었다.
여기에는 김양의 부모와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은 미국인 킴벌리씨(24), 그녀의 어머니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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