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성폭행으로 ‘형부 자녀 3명’ 출산한 처제의 비극

이 사건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씨(여)는 18세 고등학생이었다. 그해 2월 언니 B씨(25)와 형부 C씨(43)가 결혼하면서 비극은 시작된다.

당시 언니는 온 몸에 피부염증이 생기는 루푸스 질환을 앓고 있었다. C씨는 아내와의 부부관계를 꺼려했고, 여기에 임신까지하자 성적 욕구 대상으로 미성년자인 처제를 노렸다.

같은 해 8월 A씨는 전남 완도의 형부 C씨 집에 머무르고 있었다. 어느 날 A씨가 작은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이것을 본 C씨가 욕정을 느끼고 강제로 옷을 벗기고 성폭행했다. A씨는 C씨가 원할 때마다 때때로 성관계를 가지면서 임신을 하게 되자 낙태까지 했다.

C씨는 2010년 4월쯤 서울로 이사를 갔고, A씨는 2012년 8월 전남 강진군에서 다른 남자와 결혼해 딸을 낳았다. 하지만 그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2012년말 쯤 가정불화로 집을 나와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에 있는 언니 B씨의 아파트에서 생활하게 됐다.

A씨가 자신의 주거지로 들어오자 C씨는 또다시 처제를 성폭행하기 시작한다.

A씨는 2013년 12월 형부의 아들을 출산했다. 이후에도 C씨와의 사이에 연년생으로 자녀 두 명을 더 낳았다. 형부 C씨는 A씨의 언니인 아내와도 자녀 2명을 뒀다. 이렇게 해서 A씨는 아픈 언니를 대신해 5명의 아이를 양육하는 신세가 됐다.

기가 막힌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누구에게도 성폭행 피해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A씨와 언니 둘 다 지능지수가 낮고 성격이 매우 소극적이었다. 형부의 범행이 알려지면 언니와 사이가 멀어지고 친척들에게 혼날 것이 두려웠다. 하루하루 무섭고 두려운 생활을 하면서 고통을 혼자 감내했다.

언니는 남편이 자신의 여동생을 성폭행한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지적 장애가 있는데다 희귀질환으로 오랜 투병생활을 해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A씨는 이런 기형적인 상황에서 출산 우울증 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형부는 상습적으로 자식들을 학대했다. 아이들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거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손바닥이나 벽시계로 때리거나 원산폭격 자세로 20분간 벌을 주기도 했다.


2016년 3월15일 오후 4시5분쯤 A씨가 형부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D군(3)이 어린이집에 다녀왔다. A씨는 아들에게 “가방에서 도시락통을 꺼내라”고 했는데 말을 듣지 않자 평소 쌓인 분노가 폭발했다.

A씨는 화를 참지 못하고 아들의 복부를 발로 수차례 걷어찼다. D군이 배를 잡고 바닥에 뒹굴자 A씨는 배를 3차례 밟았다. 결국 D군은 췌장이 절단되고 장간막이 파열돼 폭행 1시간여 만에 복부손상으로 사망했다. A씨는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다.

처음 언론에는 A씨가 조카를 살해한 것으로 보도됐다.

그런데 수사과정에서 D군이 조카가 아니라 형부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라는 것이 드러나게 된다. A씨는 그제서야 자신이 형부의 성폭행에 시달려왔다고 털어놨다. A씨는 친아들인 D군을 폭행한 것에 대해 “커가면서 형부를 닮아가고 있어 미웠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형부 C씨를 성폭행과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C씨는 뻔뻔했다.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처제가 먼저 유혹했다” “동네사람들이 윤간했다”고 말하는 등 파렴치한 거짓말을 일삼았다, 처음에는 형부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던 A씨도 이 진술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이후 태도를 바꿔 형부에 대한 엄벌을 요구했다.


1심에서는 살인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처제를 수차례 성폭행하는 등의 혐의로 구속된 형부 C씨에게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 관계에 의한 강간) 혐의로 징역 8년6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200시간 이수를 각각 명령했다.

항소심에서도 1심 판결을 인용했다. 다만 항소심에서는 B씨의 일부 행위가 아동복지법 개정 전이라는 이유로 아동학대 혐의 5건 중 2건은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자신이 낳은 자녀의 생명을 침해한 범죄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초범인 점, 범행 사실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성범죄 피해자인 점, 지적장애와 우울증 등으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C씨에 대해서는 “피고의 행위(성폭행)로 A씨가 심한 정신적 고통과 함께 우울증을 앓게 됐으며 본인의 자녀를 살해하는 참혹한 결과를 낳게 됐고 A씨가 처벌을 원하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