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해수’ 사망 전 마지막 그날
‘그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해수는 1993년 12월3일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김아라’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까지 전주국악원에서 판소리를 배웠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진학해서도 판소리를 전공했다. 학창시절 내내 판소리를 하며 보낸 셈이다.
해수는 점점 트로트 매력에 빠지기 시작한다.
주현미를 좋아해 ‘주현미 팬클럽’에 가입했고, 판소리에서 트로트로 전향하면서 주현미의 1호 제자가 됐다.
2019년 11월28일 1집 EP 앨범 <내 인생은 내가>를 발매하면서 ‘해수'(海秀)라는 예명으로 데뷔했다. ‘바다처럼 깊고 밝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1집 앨범의 ‘사랑만은 않겠어요’는 해수가 직접 작사한 곡이다.
데뷔 첫 무대는 같은해 12월21일 MBC <가요베스트>다.
당시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한창 인기를 끌었던 유재석의 부캐 ‘유산슬’의 첫 공식 야외무대 행사이기도 하다. ‘유산슬’은 유재석이 트로트 가수로 활동하기 위한 활동명이다.
해수는 이날 ‘가요베스트’ 출연을 위해 공연장을 찾았고, 리허설을 끝내고 내려오는 유산슬에게 CD를 건네며 ‘유산슬 선배님’이라고 했다.

이에 유산슬이 ‘내가 후배 아니냐?’고 묻자 해수가 “저는 오늘 데뷔했다”며 대답했다. 덕분에 해수는 유산슬의 첫 번째 후배가 됐다.
해수는 오랜 기간 동안 배워온 판소리를 기반으로 삼아 시원한 가창력을 가진 촉망받던 트로트 가수였다.
데뷔한 지 3개월도 채 안 된 2020년 2월17일 명성이 높은 KBS <가요무대>에 출연하면서 탄탄한 앞길이 예고됐다. 이날 해수는 설운도, 박재란, 진시몬 등 쟁쟁한 선배가수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현인의 <서울야곡>을 능숙하게 소화했다.


같은 해 8월부터 <전국 TOP 10 가요쇼>의 영텐 2기로 합류했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 SBS 네트워크 지역민방들의 공동 투자로 만들어지는 성인가요 프로그램이다. 같은 영텐 2기 소속인 안성훈과 함께 <장보러가세>에 MC 및 리포터로 출연했다.

2020년 4월3일부터 4월24일까지 TBS FM <최일구의 허리케인> 라디오에서 주최한 서바이벌 코너 ‘힘든싱어’에 참가했고, 총 4라운드에 걸쳐 최종 우승하면서 힘든싱어의 제17대 가왕에 올랐다.
같은 해 12월 6일부터 2021년 3월 7일까지 허리케인 라디오의 ‘에헤라디어’ 코너에 고정으로 출연했다. 그해 허리케인 라디오 시상식에서 뉴페이스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2021년 2집 싱글 앨범 ‘꽁무니’를 발표했다.

같은 해 7월, 장윤정, 도경완 부부와 함께 LG헬로비전 예능 <장윤정의 도장깨기>를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장윤정, 도경완 부부가 장윤정의 트로트 수제자 해수, 곽지은과 함께 캠핑카를 타고 전국의 숨은 노래 실력자를 찾아가 그들의 휴먼스토리를 함께 나누고 족집게 레슨을 선사하는 캠핑 버라이어티다.
여기서 해수는 평소의 재치 있는 입담과 어디로 튈지 모르는 4차원 행동으로 ‘도라쓰’라는 별칭을 얻었다.


장윤정은 해수를 누구보다 아꼈다. 2022년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장윤정과 함께 출연했다. 당시 방송에서 장윤정은 후배들의 초대로 해수의 자취방을 찾았다. 지난 1월 KBS 2TV <불후의 명곡> 장윤정 편에도 나왔다.
당시 장윤정은 후배들의 초대로 최근 이사한 해수의 자취방을 찾았다. 스승의 날을 맞아 후배들은 ‘스승님 사랑합니다’라고 쓰인 티셔츠를 맞춰 입고, 장윤정의 최애 메뉴 명란 파스타를 만드는 등 깜짝 파티를 준비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집 구경을 하던 중 냉장고를 열어 보고 텅 빈 것을 확인한 장윤정은 “내가 이럴 줄 알고 배달을 시켰다”며 한우와 한돈 세트, 쌀, 과일, 김치, 음료수 등 107만원에 달하는 식재료 집들이 선물을 안겨줬다.

해수는 지난 1월 KBS 2TV <불후의 명곡> 장윤정 편에도 나왔다.
해수는 유튜브 채널 ‘해수피아’를 운영하고 있다. 활동명 ‘해수’와 이상적인 나라를 의미하는 ‘유토피아’의 합성어다.
이렇게 왕성한 활동을 하던 해수가 갑자기 사망했다.
해수는 2023년 5월12일 용산 숙소에서 숨진채 발견된다. 현장에는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남겨있었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됐다. 유서가 공개되지 않아 스스로 세상을 등진 자세한 이유는 알 수가 없다.
해수의 사망은 다소 의아하다. 가수 활동, 방송 출연, 앨범 발매, 공연 등에 문제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망 하루 전까지 팬들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었다.

SNS를 통해 팬들에게 “너무 감사합니다. 저 오늘 너무 행복했어요”라는 감사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5월20일에는 전북 완주군 상관면의 한 행사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다.
‘마지막 그날’ 대체 무엇이 해수를 그토록 힘들게 했던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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