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나눔

태어난 지 100분 만에 장기기증하고 떠난 아기 천사

영국에는 30대인 제시 에반스(여)와 마이크 홀스튼(남) 부부가 살고 있다.

2013년 6월 제시는 산부인과에서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도 새 생명을 잉태해 준 것에 감사했다.

이런 행복도 잠시, 임신 12주차에 쌍둥이 중 한 명이 ‘무뇌증’ 진단을 받으면서 부부는 충격에 빠졌다. 무뇌증은 뇌와 두개골, 두피 등이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해 발생하는 희귀 증상이다.

의료진은 아기가 태어나더라도 하루나 이틀 밖에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부는 믿기 힘든 현실을 받아들였고, 단 몇 시간만이라도 아이와 함께 하겠다고 결심했으며 ‘테디'(Teddy)라는 이름까지 지었다.

아울러 다른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마음에서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이에 의료진은 장기가 너무 작은 탓에 이식이 어려울 것이라며 여러 차례 유산을 권유했다. 그렇다고 부부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

에반스는 “아이가 단 10분 또는 1시간만이라도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행복한 경험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면서 출산 의지를 밝혔다.

2014년 4월22일 오전 쌍둥이가 태어났다. 형 노아는 건강한 상태였지만 동생 테디는 몸 상태가 좋지 못했다. 부모는 아이와 함께 사진을 찍으며 곧 다가올 이별을 준비했다.

그렇게 세상의 빛을 본 지 100분 만인 낮 12시55분, 테디는 하늘나라로 떠났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은 신장과 심장 판막 등의 장기를 불치병을 앓던 환자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신장의 크기는 3.8cm에 불과했다. 테디는 영국에서 최연소 장기기증자로 기록됐다.

엄마 에반스는 “시간이 멈춘 채로 테디와 함께 하고 싶었지만 결국 내 곁을 떠났다. 테디가 살았던 100분이 나의 인생 중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심경을 전했다.

테디가 세상에 준 울림은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부모는 “장기기증은 장기를 필요로 하는 생명을 살릴 뿐만 아니라 우리 같은 결정을 내린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며 장기기증을 독려했고, 테디의 사연을 소개하는 웹페이지를 운영하며 어린이 환자를 위한 치료비 기금 모금 활동을 펼쳤다.

테디의 감동적인 사연은 언론을 통해 영국 전역에 알려졌다. 수많은 사람들이 장기기증에 동참하기 시작했고, 장기기증 신청자가 전년대비 11만명이나 증가한 50만명으로 늘었다.

테디의 장기기증은 신생아 장기기증을 보다 쉽게 하는 국민건강보험(NHS)의 정책 변화까지 이끌었다. 테디 부모는 ‘자랑스러운 영국인상’을 수상자로 결정됐다.

세상에 단 100분간 머물렀던 아기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변화를 이끌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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