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평원에 뚫린 정체불명의 ‘거대한 싱크홀’
러시아 서(西)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에는 ‘야말반도’가 있다.
오비 만과 카라 해 사이에 돌출한 반도로 길이는 약 700km다. 대부분이 영구동토 지대로 토착 유목민 네네츠 부족 언어로 ‘세상의 끝’이란 뜻이다.
이곳은 평균기온이 영하 50도를 웃돌고, 한 겨울에도 햇빛을 거의 볼 수 없는 극한의 환경으로 유명하다. 러시아에서도 오지 중의 오지다.
2014년 7월, 러시아 언론을 통해 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 이 영상은 시베리아 상공을 날아가던 한 헬기조종사가 촬영했다.
놀랍게도 여기에는 야말 반도의 평원지대 한 가운데 ‘거대한 구멍’이 찍혀 있었다.
정체불명의 이 구멍은 지름 길이가 무려 100m에 달했다. 지금까지 발견된 러시아 싱크홀 중에서도 최대 크기였다. 거대한 깔때기 모양을 하고 있었으며, 주변 토양은 바짝 말라있었다.
이 구멍은 ‘시베리아의 미스터리 홀’이라는 제목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삭막한 환경에서 갑자기 발견된 거대 구멍은 존재 자체로 미스터리에 휩싸였다.
특히 이 미스터리 홀은 오래 전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하루아침에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었다.
영상을 촬영한 헬기 조종사는 “나는 직업상 매일 헬기를 타고 이곳을 지나간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구멍은 본 적도 없고, 이런 게 있다는 소문조차 들어본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일반적인 싱크홀과도 달랐다.
보통 싱크홀은 아무런 예고 없이 발생해 주변에 있는 것들을 모두 집어 삼켜버리기 때문에 발생 시 어마어마한 굉음을 동반한다. 하지만 야말의 미스터리 홀이 생성될 때 주민들은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러자 이 구멍을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일부 사람들은 누군가 화제를 노리고 의도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들은 이런 크기의 구멍을 하루아침에 인공적으로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단순한 운석 충돌흔적’이라는 가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운석은 지면과 충돌 시 거대한 충돌음을 내지만 지표면에 다다를 때까지 빠른 속도와 고온을 유지하고 있는 일부 운석들은 아무런 소리 없이 거대한 구멍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이 정도 크기의 구멍을 낼 정도의 운석이라면 떨어질 때 목격돼야 한다. 더군다나 이곳은 시야가 트여있는 평원지대가 아니냐”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보통 운석이 떨어진 곳 주변에는 검게 그을린 흔적이 남아있어야 하는데, 야말의 미스터리 홀에는 이런 흔적도 없었다.
이렇게 갑론을박하는 사이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의 극지방 과학 연구원 크리스 포그 윌 박사는 “이 구멍은 ‘핑고’의 잔해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핑고’는 얼음이 흙으로 덮여 있는 장소를 말하는데, 주로 북극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윌 박사는 “핑고가 매우 커진 상태에서 기후 변화로 인해 기온이 높아지자 내부의 얼음이 녹으면 거대한 구멍이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러시아 당국은 북극 연구센터와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소속 전문가들을 야말 지역으로 파견한다. 그리고 얼마 후 미스터리 홀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는데 “핑고로 인한 현상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핑고는 얼음이 녹으면서 생기는 구멍이기 때문에 내부에 흙이 무너진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야말의 미스터리 홀은 아래로 무너져 내린 듯한 형태가 아니라 주변에 흙이 쌓인 모습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안에서부터 바깥으로 무언가가 분출되면서 생긴 것을 나타낸다는 의미한다.

조사단은 이 구멍의 생성 원인을 “지하 가스 폭발의 흔적”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실제로 미스터리 홀 주변은 러시아 최대 천연가스 매장 지대가 있었다. 이 구멍을 처음 발견한 헬기 역시 인근에 위치한 가스회사 소속이었다. 이에 러시아 당국은 온도변화로 가스층이 자연적으로 폭발하면서 생긴 것이라고 최종 결론 내렸다.
하지만 또 뜻밖의 사실이 밝혀진다.
극지방센터 연구자인 플레하노프가 단독으로 미스터리 홀의 조사에 나섰다. 러시아 당국의 발표대로 가스가 폭발해 생긴 것이라면 구멍 안에서 가스가 검출돼야 한다. 그러나 플레하노프가 가스 측정기를 사용했지만 구멍 안에서는 가스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러시아 당국 발표의 신뢰성에 의문이 가는 결과였다.

이로 인해 구멍의 생성 원인은 또다시 미궁에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 야말지역에서 미스터리 홀이 발견된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인근에서 또 다른 구멍들이 연이어 발견된다.
각각 지름이 15m, 4m로 야말지역의 구멍보다 작은 크기였지만 형태는 깔때기 모양으로 매우 비슷했다.

이렇듯 원인 모를 미스터리 홀이 늘어나자 주민들은 공포에 떨기 시작했다. 이들은 언젠가 자신들의 발아래에 구멍이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의혹은 점점 커져가는 가운데 급기야 UFO 때문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시베리아는 유독 UFO가 자주 출몰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2011년 3월,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주에서는 UFO가 추락했다는 주민들의 제보가 빗발쳤고, 이에 경찰과 소방관들이 긴급 출동하고 재난 당국이 헬기를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는 소동이 있었다.

2011년 3월에는 시베리아의 한 작은 마을에 길이 180cm, 무게 200kg에 달하는 정체불명의 금속물체가 추락했다. 거대한 돔 형태의 생김새 때문에 UFO의 잔해로 추정됐다.

이런 사례로 봤을 때 미스터리 홀 역시 UFO가 불시착한 흔적이거나 고대의 외계인들이 만들어놓았던 지하기지가 빠져나간 흔적이라는 것이다.
이 미스터리 홀을 보면 뭔가가 빠져 나간 듯 단면이 90도로 깎여 있다.
이렇듯 논란만 무성한 가운데 최근에도 이곳에서 계속 나타나고 있는 미스터리 홀. 현재까지 보고에 따르면 야말지역 인근에서 발견된 구멍들은 거대한 구멍부터 직경 1~2m의 작은 구멍들까지 수십 곳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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