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차량에 치인 후 다른 생명 살리고 떠난 ‘엄마 경찰관’
용인서부경찰서 수사과 홍성숙 경사는 2007년 12월31일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했다.
어린 아이들과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그는 주로 청소년 선도와 가정폭력 예방 업무를 맡았다. 일주일에 열 번 넘게 학교에 가서 성교육과 학교 폭력 등에 대한 강의를 했지만 누구보다 책임감 있게 일했다.
투철한 직업 정신과 사명감으로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 경찰청장 표창, 지방경찰청장 표창, 경찰서장 표창 등을 받았다.
2020년 8월29일 홍 경사는 승용차를 몰고 귀가하던 중 수원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부딪쳤다. 그 충격으로 홍 경사의 차는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차량 2대와 잇따라 추돌했다.
당시 20대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149%의 만취 상태였다.
심각한 부상을 당한 홍 경사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뇌사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은 연명치료가 의미 없다고 했고, 가족들은 혼란스런 상황속에서도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남편 안치영씨(48)는 “(생전에) 세상을 떠나게 되면 장기기증을 하자고 아내와 얘기했다”며 “아내의 바람대로 누군가의 삶 속에서 생명이 꽃피길 바란다”고 말했다.
8월31일 의료진은 홍 경사의 장기를 적출해 간 질환으로 투병하던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홍 경사는 마지막까지 또 다른 생명을 구했던 것이다. 향년 42세.
홍 경사는 결혼 14년 만에 어렵게 얻은 20개월 된 딸을 남겨두고 떠났다.

남편 안씨는 “평소에 유진이가 엄마를 많이 찾는다. 경찰차 지나가면 ‘엄마, 엄마’ 한다”면서 “딸이 어려서 엄마가 떠난 사실조차 모른다. 딸이 크면 엄마가 장기기증을 통해 누군가의 삶 속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을 꼭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찰청과 장기기증운동본부는 고인의 뜻을 기리는 공로장과 감사패를 홍 경사의 유족에게 전달했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