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처 삭제’했다고 16살 연하 남친 살해한 돌싱녀
전북 전주에 살던 A씨(여·38)는 이혼 후 생계를 위해 유흥업소에 나가 일했다. 두 자녀는 전 남편의 부모가 키우고 있었다.
A씨는 2020년 8월 손님으로 찾아온 16살 연하의 남성 B씨(22)를 처음 만나면서 가까워졌다. 11월부터는 교제를 시작했고,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했다.
평소 A씨는 B씨에게 열등감을 갖고 있었다. 유흥업소에서 일하고 나이도 많은데다 돌싱에 아이들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B씨가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지 않고 연인관계라는 것을 숨긴다고 생각해 서운한 감정까지 있었다.
2021년 5월30일 A씨는 B씨의 원룸을 찾아갔다가 그가 전 여자친구와 함께 있는 것을 목격하고 크게 다툼을 벌였다. 이튿날 두 사람은 화해했고, 함께 여수로 여행을 가기로 약속했다.
일주일 후인 6월6일 B씨는 새벽 4시까지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A씨와 B씨는 틈나는대로 문자를 주고 받았고, “사랑해”라며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B씨는 친구들과 술 마시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찍어 A씨에게 인증샷으로 보내기도 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B씨와의 연락이 끊겼다. A씨는 왠지 조바심이 나고 불안해졌다.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샌 그녀는 오전 11시45분쯤 B씨가 사는 우아동의 원룸으로 찾아갔다. 이때까지 B씨는 술에 취해 침대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A씨는 B씨의 휴대전화를 살펴보다 자신의 연락처가 삭제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재확인하려고 전화를 걸어봤더니 평소 ’00누나’라고 저장돼 있던 B씨 휴대전화에 아무 이름도 뜨지 않았다. A씨는 다시 카톡으로 영상 통화를 시도했지만 자신이 차단된 것을 확인했다.
순간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폭발한 A씨는 B씨를 죽이겠다고 마음 먹는다. 지인에게 “B씨를 죽이겠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A씨는 주방에 있는 흉기를 들고 손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손잡이를 화장지로 감쌌다. 이어 자고 있는 B씨의 몸 위에 올라타 가슴을 찔렀다.
이에 놀란 B씨가 침대에서 방바닥으로 굴러 떨어지자 다시 가슴과 목, 등을 마구 찔렀다. 34차례나 찔린 B씨는 신체 다발손상으로 현장에서 사망했다.
A씨는 지인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씨 휴대전화에 내 번호가 지워져 있어 화가나 그랬다”고 진술했다.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는 “범행 당시 정신 질환이 있는데다 술에 만취한 상태였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또 “병원에서 공황장애와 우울증 등의 진단을 받고 치료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병원 진료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은 휴대전화 주소록에 자신의 이름이 삭제돼 있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했다. 이 때문에 피해자는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22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록 피고인이 시부모의 손길을 통해 자녀를 경제적으로 양육하고 있는 점, 가정 환경이 어려운 점, 초범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살해 방법이 잔인하고 피해자의 유족이 엄벌을 요청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을 사회적으로 영구히 격리한 상태에서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피해자에게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함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2심 재판부는 A씨가 반성하고 있는 점, 계획적인 범행이 아닌 점, 재범 위험성이 낮은 점 등을 고려해 징역 22년으로 감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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