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사고 후 장기기증하고 하늘로 떠난 효녀 천영자씨
인천 연수구에 살던 천영자씨는 1남3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천씨는 효녀로 주변 칭찬이 자자했다.
50이 넘은 나이에도 부모를 모시느라 결혼을 미룰 정도였다. 어머니는 2014년 치매로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그녀는 증권사에서 다니면서 요양병원을 오가며 집에서 팔순 아버지를 극진하게 모셨다.
그러던 2020년 12월21일 오전 7시34분쯤 자택 아파트에서 잠을 자다가 화재가 발생했다.
천씨는 불이 난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아버지와 함께 집 밖으로 대피하려했다. 하지만 이미 번진 불길의 열기 때문에 현관문이 변형됐는지 문은 열리지 않았다.
119 구조대가 출동해 화재 발생 20여 분만에 강제로 문을 열고 집안으로 진입했다. 이때 현관문쪽에 쓰러져 있던 천씨와 부친을 구조했지만 이들은 이미 유독 가스를 흡입해 중상을 입은 뒤였다.
천씨 아버지는 다행히 9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길 정도로 호전됐다. 하지만 천씨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판정을 받았다.
더는 가망이 없다는 의료진의 설명을 접한 가족은 천주교 신자인 천씨가 평소 남을 돕는 일에 앞장선 뜻을 기리기 위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의료진은 천씨 가족의 뜻을 접한 후 장기기증 절차에 들어갔다. 천씨의 몸에서 신장 등 장기를 적출한 후 죽음의 문턱에서 고통받던 환자들에게 이식했다.
이로써 천씨는 살아서는 부모님을 극진히 모시는 효녀였고, 죽어서는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나라의 천사가 됐다. 향년 52세.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천씨의 숭고한 생명나눔에 경의를 표하고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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