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억울하게 맞아 죽은 주인 하염없이 기다리는 개


부산 사하구 하단2동에 살던 박준호씨는 2015년 5월31일 3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는 같은 해 5월23일 노래방에서 새벽까지 후배 2명과 술을 마신 후 집에 들어가다가 다른 일행 5명과 마주쳤다. 이때 김아무개씨(23) 등 2명이 “쳐다 본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 무릎 등으로 준호씨의 머리를 무차별 폭행했다. 피를 흘리고 있는 상태에서도 계속 머리를 찼다.

준호씨가 바닥에 쓰러지자 얼굴과 머리를 또 다른 일행이 사정없이 발로 차 버린다. 머리를 폭행 당한 준호씨는 두개골이 함몰됐다. 이후 뇌의 주요 부위가 괴사(생체 세포·조직의 일부가 죽거나 죽어가는 상태) 돼 뇌사상태가 됐다.

그리고 8일 간의 소생 노력에도 불구하고 5월31일 밤 가족들 곁을 떠나 하늘나라로 떠났다. 세상에 태어나 제대로 꿈도 펼치지 못한 나이였다. 준호씨는 마지막 순간 가족들과의 이별을 눈물로 대신했다.


준호씨를 폭행해 죽게 한 살인자들은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재판부는 “술에 취했었고, 앞길이 창창한 젊은이고, 죽을 줄 모르고 때렸기 때문”이라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검사 구형의 절반에도 못 미친 형량이다.

준호씨의 어머니는 “이 사람들아, 빵을 훔쳐도 3년은 더 살더라. 사람이 죽었다. 우리 아들이 죽었다”며 재판부에 항의하다 끝내 실신했다. 준호씨는 이렇게 죽어서도 억울했다.

준호씨의 시신은 화장을 거쳐 부산 앞 바다가 내려 보이는 곳에 뿌려졌다.

준호씨가 자식처럼 키우던 반려견이 있었다. 그가 사망하기 약 6년 전 자신이 아끼던 애마 자동차 ‘포르테 쿱’ 안에 개 한 마디를 데리고 왔다. ‘포르테 쿱’에서 이름을 지었는데 ‘쿠비’다.

준호씨가 죽고 나서 쿠비는 밤만 되면 현관 앞에 앉아 있었다.

자기를 그토록 아껴주고 사랑해주던 준호씨가 언제 들어오나 하고 현관 앞에서 기다렸던 것이다. 준호씨 동생에 따르면 기다리다 지치면 방에 들어오고, 다음 날 저녁에는 똑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쿠비는 그렇게 돌아오지 않는 주인을 애타게 기다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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