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나눔

6명에게 새 생명주고 떠난 배관수리공 김성일씨

울산에 살던 김성일씨(50)는 전남 무안에서 3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그는 밝은 성격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따뜻한 마음씨도 가졌다.

김씨는 1996년부터 배관 설비공으로 일했다. 고된 배관 설비 일을 하면서도 추운 겨울이 되면 동네 노인들의 집을 찾아가 무료로 보일러를 손봐주기도 했다.

2020년 초 김씨는 지병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던 중 약 일년 후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뇌CT 촬영결과 뇌출혈이 확인돼 수술했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깨어날 가망이 없다며 뇌사판정을 내렸다. 가족들은 마지막 가는 길에 타인에게 새 생명을 주는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김씨의 동생 성용씨는 “추운 겨울에 배수관이 동파된 집에 가면 한참 수리를 하고서도 ‘사정이 딱하다’며 그냥 나오는 사람이었다. 그런 형님이라면 떠나면서도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 싶었을 것 같았다”며 “그런 성품을 잘 알기에 온 가족이 한마음으로 장기기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2021년 2월3일 동강병원 의료진은 김씨의 몸에서 심장, 폐(분할), 간장, 신장(좌‧우)를 적출해 다급한 환자들에게 이식했다. 김씨의 숭고한 생명나눔으로 인해 죽음의 문턱을 오가던 6명이 새 생명을 얻었다.

동생 김씨는 “하늘나라에 가서도 형님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가서 살 수 있다는 것이 많이 위로가 된다. 일찍 떠나는 것이 슬프지만, 따뜻한 사람으로 많은 이들에게 기억되길 바란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따뜻함을 선사하는 배관공으로 평생을 살았던 김성일씨는 그렇게 또 다른 따뜻함을 남기고 떠났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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