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일본이 공포에 떠는 ‘수도직하형 대지진’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진대에 속해 있는 나라다.

지난 1923년 9월 발생한 관동대지진으로 40만 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다. 1995년 1월에 발생한 한신 대지진으로 6천400명이 숨졌다.

2011년 3월의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리히터 규모 9.0의 지진이다. 당시 지진으로 사망자와 실종자가 2만여 명에 달했다.

그런데 일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지진은 따로 있다. 바로 ‘수도 직하형 지진’이다. 도시 바로 아래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지진 중에서도 지표면에 피해가 많이 오는 아주 위험한 지진을 말한다.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후인 2011년과 2012년 일본의 지진연구소와 전문가들은 일제히 ‘수도직하형 지진’을 예고했다.

일본 정부의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는 2011년 수도권 직하형 지진을 포함해 미나미간토(남관동) 지역에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30년 이내 70%’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12년 1월23일 도쿄대 지진연구소의 히라타 나오시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일본 수도권을 진원으로 한 규모 7 이상의 직하형 지진이 앞으로 4년 이내에 발생할 가능성이 70%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연구팀이 예고한 4년은 지났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히라타 교수 연구팀 어떤 근거에 의해 이런 경고를 했을까. 2011년 3월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지진활동이 활발해진 점을 반영해 이 같은 예측치를 내놨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당시 지진은 화산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촉매가 됐다는 뜻이다. 실제 동일본 대지진 후 그해 연말까지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3~6 지진은 하루 평균 1.48차례로, 그전에 비해 5배에 이르렀다.

일본 정부가 실시한 수도직하형 지진 시뮬레이션

해저가 아니라 육지 또는 근해의 얕은 지하에 진원을 두는 직하형 지진은 수평이 아니라 상하 진동이 심해 국지적으로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일본에선 겐로쿠 대지진(1703)이나 관동 대지진(1923), 1995년 1월 발생해 6천400명이 숨진 한신대지진이 규모 7급의 직하형 지진이었다.

2012년 4월18일 도쿄 도 방재회의는 도쿄만 북부에서 수도 직하형 지진 가능성을 제기했다. 수도 직하형 지진이 점점 가까워오고 있다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많은 전문가가 지적하는 것처럼 2011년 대지진으로 동일본 지반에 생긴 균열에 태평양의 깊은 해저로부터 해수가 스며들었다는 분석이다. 둘째는 도쿄 동부 지역의 지하에 넓어지는 ‘남관동 가스전’의 메탄이 변형된 지반의 영향을 받아 고열화돼 팽창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수도 직하형 지진이 발생한다면 도쿄 중심부에 있는 시나가와·오타·메구로 세 개 구가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이들 지역은 지진에 따른 화재로 면적의 20~30% 정도가 소실될 수 있고, 이 지역은 바람이 불지 않아도 불이 순식간에 확산돼 소화 작업 자체가 어려울 경우 1923년에 3만8000명의 사망자를 낸 관동 대지진과 같은 대규모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실시한 수도직하형 지진 시뮬레이션

일본 정부 산하 중앙방재회의는 도쿄만 북부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7.3의 지진이 일어나면 사망자가 최대 1만1000명, 건물의 완파 또는 화재에 의한 소실이 85만채에 달할 것으로 상정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수도권에서 규모 7급의 직하형 지진이 발생할 경우 진도 6 약(弱) 이상의 지진에 휩쓸려 피해가 예상되는 인구는 약 25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동일본대지진의 집중 피해지역인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 이와테현의 인구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또 목조 건물 39만 채가 완전히 파손되고, 상수도관 피해는 3만 4000건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일본 정부가 실시한 수도직하형 지진 시뮬레이션

수도권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건물 내 사고, 교통 대란, 치안 혼란 등 총체적인 사회 문제가 예상되지만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위생 문제다. 수도관의 파열로 수세식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피난처에서 공동생활을 사실상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수도 직하형 지진 뉴스 못지않게 일본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또 하나는 9.1 이상의 대지진이다. 일본 정부는 ‘진도 9.1의 대지진이 조만간 도쿄 인근 간토 지방을 덮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2012년 3월 말에는 일본 내각부 산하 전문가 검토회의가 발표한 서일본 지역에서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도로 불안감이 한층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러 정황을 보면 일본 열도 내 지진 발생 예상지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을 능가하는 대 재앙이 일본 심장부로 점점 가까워 오는 것은 분명하다. 일본인들이 느끼는 지진 공포는 상상을 초월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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