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병원 취업해 ‘영안실 시신’ 100구 강간한 연쇄살인마


1987년 영국에서는 두 명의 20대 여성이 5개월 간격으로 살해된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범인의 윤곽이 잡히지 않았다. 결국 ‘원룸(Bedsit) 살인’으로 불리며 영국 최장기 미제 살인사건 중 하나로 남았다.

33년 후인 2020년 영국 경찰은 이 사건의 재수사에 나섰다. 유전자(DNA) 분석 기술이 발전한 만큼 범인 검거율도 그만큼 높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사건 당시 채취됐던 증거물에서 새로운 DNA를 확보하는데 성공한다.

유전자 대조 결과 한 남성과 일치했는데, 그는 67세 데이비드 풀러였다. 같은해 12월 경찰은 그의 주거지를 급습해 풀러를 체포하고 증거물 확보를 위해 자택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난다. 풀러는 한 병원 전기기술자로 일했는데, 영안실에서 장기간 시신을 강간하는 동영상 등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집안 선반 뒤에 숨겨진 하드디스크 드라이브에는 총 5TB 규모의 관련 영상이 담겨 있었다. 풀러가 시신을 강간하는 모습과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이미지가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전체 자료가 약 400만개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분량이었다.

경찰 조사결과 그의 범행은 2008년부터 2020년까지 12년 동안 이어졌다.

영안실 출입증을 갖고 있던 풀러는 다른 사람들이 퇴근한 뒤 병원을 찾아가 폐쇄회로(CC)TV를 가린 채 범행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범행을 저지르며 자신의 변태적인 행동을 촬영했고 시신의 신원확인을 위해 이름 등을 기록하고 SNS에서 그들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기도 했다.

경찰은 그가 100구가 넘는 시신을 강간한 것으로 판단했다. 피해자의 나이대는 9살 어린이부터 80대 노인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풀러는 경찰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살인혐의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고, 시신 능욕(강간) 51건에 대해서만 혐의를 인정했다.

풀러는 살인과 시신 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던컨 앳킨슨 검사는 “풀러의 하드드라이브를 확인했을 때 상상할 수도 없는 성적 타락의 자료가 쏟아져나왔다”며 “이런 이미지는 풀러가 정신 질환 때문이 아니라 성적 희열 때문에 범행했다는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재판은 켄트주 메이드스톤 법원에서 열렸다. 검사는 사건 관련 증거를 하나하나 제시했고, 더이상 부인할 수 없었던 풀러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풀러는 두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고, 100명이 넘는 시체를 성 착취한 혐의로 16년형이 추가됐다.

한 유족은 “정말 끔찍하고 괴물 같다. 가족이 지켜줄 수 없고, 스스로도 무력한 상태인 고인을 두고 그런 짓을 했다는 게 역겹다. 풀러는 우리가 고인을 추억하는 순간마저 더럽혔다”고 분노했다.

여성 두 명을 죽이고 자신의 정체를 철저하게 숨겨왔던 풀러. 그는 가정에서는 자상한 남편, 아버지로 행세했고, 주변 사람들에게는 친절한 사람으로 이중적인 생활을 했다.

한편 풀러처럼 시신에 성욕을 느끼는 성도착증을 가진 사람을 ‘네크로필리아’(Necrophilia)라고 한다. 그리스어로 ‘시체’ 또는 ‘죽음’을 뜻하는 ‘네크로스(nekros)’와 ‘친숙함’ 또는 ‘우정’을 뜻하는 ‘필리아(philla)’의 합성어다.

일반적으로 시체를 대상으로 성교나 자위행위를 함으로써 성적 쾌감을 얻는 것에서부터 시체 또는 유골을 곁에 두거나 시신을 포식하는 행위 등 다양한 형태로 표출된다.


2008년 미국에서는 영안실에 근무하던 60대 남성이 100명에 가까운 여성 시체와 성관계를 맺은 것이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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