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자신의 머리카락 뽑아 먹은 ‘라푼젤 증후군’ 소녀
페루 우앙카벨리카 지방에는 A양(16)이 살고 있다.
2022년 5월14일 A양은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배를 감싼 채 인근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 내시경 검사를 실시했다.
얼마 후 내시경 검사를 진행하던 의료진은 경악했다. A양의 위에서 거대한 검은 물체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머리카락 덩어리였다. 병원 측도 이런 환자는 처음이었다.
내시경 검사를 진행한 의사는 “위에 머리카락이 잔뜩 뭉쳐 있는데 내시경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였다”면서 “워낙 상태가 위중해 당일로 긴급수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의사 4명을 투입해 장장 5시간에 걸쳐 수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A양의 위에 있던 머리카락 덩어리도 제거됐는데 그 무게가 무려 2kg에 달했다.
마치 거대한 종양처럼 꽁꽁 뭉쳐 있었다.
병원 측은 “과거 다른나라에서는 삼킨 머리카락이 위에서 뭉쳐 사망한 사례가 있었기에 수술을 늦출 수 없었고, 경험이 없어 의사들을 많이 동원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심리상담 결과 A양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아 먹는 식모벽(라푼젤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충동조절장애 중 하나로, 병적인 도박이나 병적인 방화와 함께 심각한 중독과 관련이 높은 장애에 속한다.

전 세계에서 100여 건의 사례만 보고돼 있을 만큼 희소 증후군이며, 정서 불안 등의 이유로 머리카락을 삼키는 습관이 생긴 아동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하지만 인체는 머리카락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체내에 들어가면 장에 쌓이고, 이것이 염증 등을 일으켜 건강에 이상을 불러오거나 심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A양은 학교에 들어가기 전인 5~6살 때부터 이런 증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때부터 자신의 머리카락를 먹기 시작했던 것이다. A양은 수술 후에도 우울증 등 심리적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10대 소녀의 경우 학업과 가정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으로 머리카락을 뽑거나 이를 먹는 방법을 선택하며, 이러한 행위에 중독될 경우 라푼젤 증후군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9월 영국의 16세 소녀 재스민 비버도 이 증후군으로 고통받다가 사망했다. 갑자기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긴 소녀의 위에서는 다량의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됐다.
친구들과 가족에 따르면 비버는 몇 년 전부터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아 삼키는 버릇이 있었고, 갈수록 심해져서 머리카락을 삼키지 않으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비버의 경우 병원으로 옮겨진 뒤 15분 만에 사망했다. 위장에서 시작된 염증이 몸 전체에 퍼져 있었고, 머리카락이 소화계통 곳곳을 막은 것이 원인이었다.

2015년 인도에서도 한 소녀가 극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실려온 후 사망했다. 사후 부검 과정 중 뱃속에서 뜻밖의 것이 발견되는데, 바로 머리카락 덩어리였다.
2019년 8월 복통과 구토 증세를 보이던 인도 소녀 푸자(14)의 뱃속에서도 1.3kg짜리 머리카락 덩어리가 발견됐다. 이 소녀도 라푼젤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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