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에게 살해당한 ‘트로트 가수’ 이은미 사건
이은미는 1987년 1월17일 인천 북구(현 인천 부평구)에서 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2000년 iTV의 음악 경연 프로그램 <열열정가수왕전! 가수왕>에서 ‘장녹수’를 불러 대상을 받았다.
2005년 3인조 여성 트로트 그룹 아이리스의 메인 보컬로 데뷔했고, 1집 싱글 앨범 ‘메시지 오브 러브'(Message Of Love)를 발표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대표곡으로는 ‘남자는 사랑을 몰라요’가 있다.

이은미에게는 중고차 매매 딜러인 남자친구 조아무개씨(28)가 있었다. 이은미가 조씨에게 결별을 통보하자 그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씨는 스토킹을 하며 집착했다. 그러던 2011년 6월19일 오후 10시쯤, 조씨는 자신이 일하는 사무실 근처 상점에서 과도를 구입했다. 밤 12시쯤 조씨는 과도를 갖고 이은미가 사는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잠복했다.
새벽 2시15분쯤 이은미가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자 조씨가 가로 막으며 이씨를 밖으로 끌고 나갔다. 두 사람은 한 동안 언성을 높이며 말다툼을 벌였다. 이에 격분한 조씨는 준비한 흉기를 꺼내 마구 휘둘렀고, 이은미는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
경찰은 “남녀가 크게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는”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이은미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목과 복부, 옆구리 등 무려 65차례나 흉기에 찔린 상태였다. 향년 24세.

조씨는 범행 이후 어머니와 지인에게 ‘사람을 죽였다. 힘들어서 못살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정왕동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고 나와 인근에 열쇠가 꽂혀 있는 차량을 훔쳐타고 서해안 고속도로 서천IC 전방 3km지점까지 이동했다. 조씨는 이번에는 버스를 2차례 갈아타고 고향인 전북 고창으로 가서 숨어 지냈다.
그러나 조씨는 도주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를 빌려 자신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거는 바람에 통신수사에 나선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조씨는 6월20일 오전 3시10분쯤 서해안 고속도로 화성휴게소 상행선 주차장에서 경찰에 체포된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결혼까지 생각했던 이은미가 이별을 통보한 것에 격분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사망 직전 이은미가 아파트에서 조씨의 손에 끌려 나가는 폐쇄회로(CC)TV가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이은미의 동생은 언니의 미니홈피에 “오늘 우리 언니가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네요. 편안하게 갈 수 있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세요”라고 남겼다.

이은미의 동료는 자신의 블로그에 “은미가 잠들었습니다. 은미는 예전 마노엔터테인먼트때 알게 된 동생입니다. 아이리스라는 그룹의 메인 보컬이고, 오늘 저녁에 다들 장례식장에 가기로 했습니다. 좋은 곳으로 가길 바란다. 은미야”라며 애도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이은미는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모습을 미니홈피에 남겨 더욱 안타깝게 했다.
넉달 전인 2월에는 “조금만 참자. 조금만 참으면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어.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거야”라는 글을 남겼고, 4월 14일에는 “항상 피곤하게 사는구나. 두 달 있다가 열심히 운동도 하고 하나씩 하나씩 변하자”고 적었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소재 동화추모공원에 안치됐다. 리더를 잃은 아이리스는 끝내 해체수순을 밟았다.
조씨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0년이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으로 감형됐다.

재판부는 “조씨는 이씨로부터 결별을 통보받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만났으나 모욕적인 말을 듣고 준비한 과도로 잔인하게 살해하는 등 범행 방법이 매우 잔혹하고 결과도 매우 중대한 점에 비춰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이 사건 범행을 시인하고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는 점과 유족들에게 1000만원을 공탁해 다소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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