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사건

친구 집 가다 사라진 ‘부평 김혜진양’ 실종사건

인천 부평구 일신동에는 김혜진양(7)이 살았다.

1983년 12월25일 크리스마스 날에 혜진이는 친구 집에 있다가 오후 9시쯤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엄마 이영숙씨가 잠시 외출하면서 대문을 잠그고 가는 바람에 혜진이는 집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약 20분 정도 대문 앞을 서성이던 아이는 다시 친구 집으로 간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혜진이는 친구 집에 가지 않았고, 중간에 행방불명된다.

엄마 이씨가 집에 돌아온 시간은 혜진이가 발걸음을 돌린 지 10분 후인 9시30분쯤이다.

이씨는 이게 평생 한으로 남았다. 그날 이후 ‘10분만 일찍 왔더라면’하는 후회로 지금껏 자책하며 살았다.

이씨 부부는 딸을 찾는데 갖은 노력을 다했다. 당시 4살짜리 아들을 이웃집에 맡겨두고 전단지를 들고 거리를 헤맸다. 이렇게 보낸 시간이 10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흔적을 찾지 못했다. 혜진이의 사진과 신상명세는 우유팩과 과자봉지, 고지서에도 실렸고 방송에도 몇 차례 방영됐지만 거기까지였다.

혜진이 아버지는 딸을 잃고 얻은 화병으로 인해 2006년 뇌종양으로 사망했다. 엄마 이씨는 혹시라도 돌아올 지 모른다는 생각에 여전히 딸과 같이 살던 동네를 떠나지 않고 있다.

혜진이는 왼쪽 눈에만 쌍꺼풀이 있고, 머리 뒷부분 오른쪽에 가로 1cm 흉터가 있다.

제보는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전미찾모, 02-963-1256)이나 112, 또는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182)로 하면 된다.

범인이 남긴 단서들

1.아이는 유괴‧납치됐다.
아이가 길을 잃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친구 집’이라는 목적지가 분명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갔을 확률도 적다. 아이는 집에서 친구 집으로 가는 사이 유괴나 납치당했다고 봐야 한다.
만약 아이가 길을 잃고 헤맸다면 목격자가 있어야 하는데, 혜진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범인들이 차량을 이용해 순간적으로 납치했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2.범행 목적 ‘돈’이나 ‘양육’은 아니다.
범인이 아이를 납치‧유괴했다면 분명한 목적이 있다. 우선 범인들이 몸값을 요구하는 연락은 없었다. 실종 전단지에 연락처가 있었기 때문에 범인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부모에게 전화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7살 아이를 키우기 위해 데려갔다고 보기도 힘들다. 범인에게는 또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3.어디에 있는 것일까.
현재 아이의 생사를 알 수는 없다. 다만, 어딘가에 살아 있어서 부모와 꼭 만나기를 기원할 뿐이다. 혜진이 가족도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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