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가장 집단 성폭행한 소년 악마들
전북 군산에 살던 한 초등학교 6학년인 A양(13)은 소녀 가장이었다.
어머니는 수년 전 가출했고, 아버지는 지병으로 2009년 4월27일 세상을 떠났다. A양은 한 살 터울의 남동생과 함께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어렵게 생활했다. 남매는 29.7m2(9평형)의 영구임대아파트에서 살았다.
한창 부모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 나이에 동생과 함께 거친 세상의 한 가운데 놓인 A양. 그래도 동생을 돌봐야 했기에 열심히 학교도 다니고 집안 일도 척척 해냈다.
동생도 누나와 한 마음 한 뜻으로 하루하루를 버텨갔다. 그런데 A양을 지켜보고 있는 비행 청소년들이 있었다. A양이 부모가 없다는 것을 알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다.
이중 중학교 2학년인 김아무개군(15)은 A양을 점찍어 놓고 성폭행하기로 마음먹는다. 김군의 중학교 친구 2명도 합세했다. 이들 3명은 A양을 스토킹하며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했다. 그리고 기회를 엿봤다.
2009년 8월 어느 날 김군 등은 A양이 집에 혼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틈을 타서 A양의 집에 침입했고, 위협해 성폭행했다. 이것은 잔혹한 범행의 서막에 불과했다.
이들의 범행은 중학생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치밀하고 집요했다. 김군 등은 수시로 A양의 집에 침입해 성폭행 했다. 해가 바뀌어도 이들의 범행은 그칠 줄 몰랐다. 오히려 더 강도가 세졌다.
이들 중 2명은 2010년 3월 초 가출했다. 이들이 찾아간 곳은 다름 아닌 A양과 동생이 사는 집이었다. 이곳에 눌러 앉아 주인행세를 하며 무전취식을 일삼았다. 공짜로 끼니를 해결하고, A양을 지속적으로 유린했다.
A양의 남동생이 “집에서 나가 달라”고 하자 무자비하게 폭행하며, 생활비 7만4천원까지 빼앗았다. 이들은 “성폭행 사실을 알리면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했다. 성인의 범죄를 뺨치는 ‘소년 악마들’이었다.
A양과 동생은 이들의 폭행과 협박이 두려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신고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김군 등은 약 한 달 넘게 A양의 집에 머물렀다. 이렇게 남매는 부모의 부재와 이웃의 무관심 속에서 지옥과도 같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김군 등을 이상하게 본 것은 사회복지사였다. 한 번은 상담 차 A양의 집에 들른 사회복지사의 눈에 낯선 중학생들이 보였다. 그의 눈에 이들이 수상하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남매만 사는 집에 눌러 앉아 있는 것이 정상적으로 보일 리가 만무했던 것이다.
사회복지사는 곧바로 A양의 이복오빠(34)에게 전화했다. “아이들만 있는 집에 남자들이 드나들고 있다”며 살펴보라고 했다. 그리고 이 오빠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김군 등의 범행이 드러나게 됐다. 비로소 남매의 지옥 같은 생활도 끝이 났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 가족들은 자녀들이 집을 나간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경찰에 가출신고를 하지 않았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김군 등의 부모는 가출한 애들이 A양의 집에 머물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군 등 3명은 2009년 8월부터 2010년 4월15일까지 무려 8개월 동안 7차례에 걸쳐 A양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이 사건은 고교생 44명이 여중생 한 명을 집단 성폭행한 ‘밀양 여중생 사건’과 비교되며 ‘제2의 밀양사건’으로 불렸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소녀가장이라는 점, 가해자가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 중인 소년들이라는 것에서 또 한 번 충격을 줬다. 특히 A양 이웃 누구도 가출 중학생들의 범행을 눈치 채지 못했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이웃에 대한 무관심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A양의 인척들도 가까이 살지 않아 이 같은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군산경찰서는 가해자 3명을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지금도 어디에선가 제2, 제3의 A양이 지옥같은 상황에 놓여 있을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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