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부활한다는 약속 믿고 30일 동안 남편 시신과 동거한 아내



사랑하는 사람의 숨이 멎는 순간, 우리는 세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한다. 대다수는 슬픔 속에서 장례를 치르고 고인을 땅에 묻거나 화장하며 이별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여기, 남편의 마지막 한마디를 굳게 믿고 이별을 거부한 한 여성이 있었다.

콜롬비아 우일다주의 농촌마을인 라 움브리아는 한적하고 조용한 곳이었다. 2011년 8월, 이 마을 주민인 60대 남성 루치오 차콘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시름시름 앓다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는 숨을 거두기 직전 아내인 알바 야큐에(47)에게 기이한 유언을 남겼다.

“내가 숨을 거두더라도 절대 나를 땅에 묻지 말고 기다려다오. 나는 반드시 다시 살아나 당신 곁으로 돌아올 것이다.”

마치 잠시 먼 여행을 떠나는 사람처럼, 남편은 아내에게 부활과 귀환을 약속했다. 평소 종교적 믿음이 남달리 깊었던 아내는 이 말을 의심하지 않고 철썩같이 믿었다. 그녀에게 남편의 마지막 말은 단순한 유언이 아니라, 반드시 이루어질 신의 기적이자 절대적인 약속이었다.

야큐에는 남편이 숨을 거둔 뒤에도 장례를 치르지 않았고, 이웃들에게 죽음을 알리지도 않았다. 대신 남편을 안방 침대에 부드럽게 눕히고 포근한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때부터 그녀의 외롭고 기나긴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무조건 기다리지만 않았다. 그녀는 매일 남편의 침대 곁에서 등불을 켜고 성경을 읽으며 기도를 올렸다.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었던 흔적과 이웃들의 의심

시간은 야속하게도 남편의 약속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생명이 떠나간 육체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빠르게 변해갔다. 콜롬비아의 덥고 습한 기후는 그 변화를 더 부추겼다. 안방에서는 견디기 힘든 악취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얇은 천과 이불로 시신을 겹겹이 감싸보았지만, 문틈을 흘러나오는 냄새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야쿠에는 남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진물과 악취 속에서도, 시신이 눈을 뜨는 순간을 손꼽아 기다리며 방을 지켰다.

마을 주민들은 이상함을 눈치채기 시작했다. 늘 동네에서 마주하던 루시오가 한 달 가까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웃들이 남편의 안부를 물을 때마다 야큐에는 “나도 잘 모른다”며 말끝을 흐리거나 대답을 피했다.
수상한 태도에 주민들은 야쿠에를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단서는 냄새였다. 야쿠에의 집 주변으로 다가가면 코를 찌르는 듯한 악취가 풍겨 나왔다. 시신이 부패하면서 발생하는 특유의 냄새였다. 이웃들의 의심은 확신으로 변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이런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코를 찌르는 냄새의 진원지인 안방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천에 싸인 채 침대에 누워 있는 형체를 알 수 없이 부패된 남성의 시신이 있었다. 그제서야 이웃들은 야쿠에가 집안의 창문을 모두 닫아걸고 향초를 태우며 냄새를 숨기려 했던 행동들을 기억해 냈다.

경찰은 곧바로 장례업체를 불러 시신을 수습하도록 조치했다. 이 과정에서 평생 시신을 다루어 온 장례업체 대표조차 깊은 충격을 받았다. 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일을 해왔지만, 숨진 배우자의 부활을 믿으며 한 달 동안 한 침대에서 생활한 경우는 내 평생 처음 본다”며 고개를 저었다.



오랜 세월 수많은 죽음을 지켜보았던 전문가조차도,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시신과 함께 생활한 아내의 심정을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법과 위생의 잣대는 야규에의 간절한 요청을 허용하지 않았다. 당국은 공공보건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시신의 즉각적인 강제 매장을 명령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남편을 먼 곳에 보내고 싶지 않다, 제발 집 뒷마당에라도 묻을 수 있게 시신을 돌려달라”고 애원했다.
3미터(m)도 채 되지 않는 마당에라도 남편을 두고 약속을 이어가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 마지막 소망마저 위생법상 거부되었고, 남편의 시신은 마을 공동묘지의 지정된 구역에 묻혔다.

믿음과 집착 사이, 남겨진 이들의 깊은 생각

사건이 마무리된 후 현지 심리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은 이 비극적인 사건의 이면을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남편 루치오가 남긴 유언이 홀로 남겨질 아내에게는 풀 수 없는 거대한 족쇄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남편은 아내를 위로하려는 의도였을지 모르지만, 그 말이 아내의 현실 감각을 마비시키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감옥이 되었다는 분석이다.

인간은 감당하기 힘든 상실을 마주했을 때 현실을 부정하는 단계를 거치기 마련이다. 아내 야쿠에에게는 남편의 유언과 종교적 맹신이 그 부정을 지속하게 만든 버팀목이었다. 그녀는 악취와 부패라는 현실의 신호를 외면한 채, 오직 다시 눈을 뜰 남편의 눈동자만을 상상하며 한 달을 버텨냈다.



남편은 차가운 땅속으로 돌아갔고, 홀로 남겨진 아내는 그제야 비로소 남편이 완전히 떠났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다시 살아나겠다던 남편의 약속은 허공으로 흩어졌지만, 차마 이별을 고하지 못했던 아내의 시간은 여전히 그 안방 침대 곁에 머물러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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