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장례식서 만난 18세 청년과 결혼한 71세 여성
세상에는 상식의 틀로는 쉽게 설명하기 힘든 만남이 존재한다. 미국 테네시주에 사는 알메다 에렐(Almeda Errell)의 삶이 바로 그렇다. 알메다는 오랜 시간 평범한 어머니이자 아내로 살았다. 43년 동안 곁을 지킨 남편은 당뇨 합병증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은 알메다에게 삶은 고요하다 못해 쓸쓸했다.
진짜 아픔은 3년 뒤에 찾아왔다. 2016년 7월, 그녀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큰아들 로버트가 45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숨을 거두었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71세 어머니의 슬픔은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슬픔으로 가득 찬 큰아들의 장례식장, 그곳에서 알메다는 자신의 남은 인생을 통째로 흔들어놓을 한 남성을 만나게 된다.
그의 이름은 게리 하드윅(Gary Hardwick)이었다. 당시 게리의 나이는 겨우 18세였다. 게리는 자신의 이모부인 로버트의 죽음을 애도하고 이모를 위로하기 위해 장례식장을 찾았다. 며느리의 조카와 시어머니의 만남이었기에, 둘은 친척이라는 느슨한 고리로 묶여 있었을 뿐 평소 교류는 없던 사이였다. 힘’으로 극복했다.

장례식장에서 피어난 푸른 눈동자의 불꽃
장례식장의 무거운 공기 속에서 두 사람의 눈길이 마주쳤다. 게리는 슬픔에 잠긴 알메다의 파란 눈동자를 본 순간 알 수 없는 이끌림을 느꼈다. 상실의 아픔 속에서도 잃지 않은 알메다의 당당하고 호탕한 성격은 청년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알메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아들을 잃은 깊은 슬픔 속에서 게리의 따뜻한 시선은 큰 위로가 되었다. 무려 53세라는 나이 차이는 두 사람의 마음에 불꽃이 튀는 순간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사실 게리는 남다른 성장 배경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어릴 적 8세 때 학교 선생님을 짝사랑한 이후로 줄곧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여성에게만 이성적인 호감을 느껴왔다. 알메다를 만나기 바로 전에도 77세의 여성과 교제한 경험이 있을 정도였다.
또래들과는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다고 느꼈던 게리에게, 연상의 여성들이 가진 삶의 연륜과 깊이는 안정감을 주는 요소였다. 그렇기에 게리에게 알메다는 평생을 찾아 헤맨 ‘꿈의 여성’ 그 자체였다.

두 사람의 사랑은 거침이 없었다. 만난 지 불과 3주 만에 게리는 알메다에게 청혼했고, 두 사람은 서둘러 결혼식을 올렸다. 알메다는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게리를 만나고 나서 마치 내가 10대 소녀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라며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물론 주변의 시선이 고울 리 없었다. 세상의 상식은 많은 나이 차이의 결혼을 쉽게 축복해 주지 않았다. 알메다의 가족 중 일부는 두 사람의 관계를 강하게 반대하며 등을 돌리기도 했다. 게리를 홀로 키워낸 그의 할머니 역시 처음에는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알메다를 손주며느리로 받아들이는 데 큰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손자의 진심 어린 행복을 보며 결국 두 사람의 손을 잡아주었다.
흥미로운 점은 신혼살림을 차린 알메다의 집 풍경이다. 그곳에는 알메다의 딸과 손자, 손녀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 특히 알메다의 손자인 애런은 당시 21세로, 새할아버지가 된 게리보다 오히려 세 살이 더 많았다. 애런은 주위의 우려와 달리 “게리를 나이가 어린 할아버지가 아니라 좋은 친구로 생각한다”라며 “나의 할머니가 진심으로 행복해 보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결혼식 이후 두 사람의 삶은 어떻게 흘러갔을까. 기사에 다 담기지 않은 이들의 뒷이야기는 세상의 편견보다 훨씬 더 단단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을 향한 비난과 호기심 어린 시선에 정면으로 맞서기로 결심했다.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유튜브와 틱톡에 ‘게리와 알메다’라는 이름의 채널을 열고 그들의 소박한 일상을 가감 없이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영상 속 두 사람은 여느 평범한 부부와 다를 바 없었다. 함께 요리를 하고, 손을 잡고 산책을 하며,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게리는 알메다를 위해 매일 아침을 준비했고, 알메다는 게리의 역동적인 젊은 에너지를 배우며 삶의 활력을 얻었다. 이들의 진심 어린 모습에 처음에는 악성 댓글을 달던 사람들도 점차 마음을 돌려 응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관계를 단순한 화제성 글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심리학적으로 게리는 어린 시절부터 갈구했던 정서적 안정감을 알메다에게서 찾았고, 알메다는 잇따른 사별로 무너졌던 삶의 의미를 게리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통해 회복한 것으로 분석한다. 서로의 결핍을 완벽하게 채워주는 ‘정서적 상호보완’이 일어난 셈이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증명되는 사랑의 무게
시간이 흘러 알메다는 80대의 고령이 되었고, 청년이던 게리 역시 20대 중반을 넘어 성숙한 남성이 되었다. 세월은 알메다의 얼굴에 더 깊은 주름을 남겼지만, 두 사람의 결속력은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게리는 여전히 “아내와 결혼한 이후 단 한 번도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고 단언한다.
알메다 역시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면 나이란 정말로 숫자가 적힌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며 “남은 생의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게리의 아내로 살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들의 사랑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생물학적인 시간의 격차는 언젠가 이들에게 또 다른 이별을 데려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과 조건에 맞춰 사랑을 계산하는 세상에서, 오직 서로의 영혼만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은 우리에게 사랑의 진짜 무게가 어디에 있는지 조용히 되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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