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마피아 조직 ‘첫 여성 두목’ 아순타 마레스카
이탈리아는 마피아들의 천국이다.
그물망처럼 연결된 마피아 비밀조직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움직이고 있다. 마피아와 연결되지 않고는 이탈리아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마피아의 고향으로 불리는 시칠리아에는 악명높은 조직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범죄조직 ‘카모라’는 나폴리를 근거지로 마약 밀매와 갈취, 밀수 등을 자행하고 있다. 이 조직의 첫 여성 두목은 아순타 마레스카다.

그녀는 암거래상의 딸로 태어나 지역 미인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푸페타'(Pupetta. 작은 인형)라는 별칭으로 널리 알려졌다.
카모라 조직원이었던 마레스카의 남편은 1955년 조직 내 권력 다툼에 휘말려 살해당했다.
그러자 임신 6개월의 18세이던 그녀는 남편을 죽이라고 명령한 카모라의 두목 안토니오 에스포지토를 대낮 나폴리 거리에서 권총으로 사살했다.

경찰은 현장에 공범이 있었다고 확신했지만 그녀는 끝까지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남편의 복수를 한 후에는 조직의 두목에 올랐고, 이때부터 ‘레이디 카모라’, ‘범죄의 디바’로 불렸다.
마레스카는 재판에서 “(그런 상황이 오면) 다시 똑같이 할 것”이라고 진술했다. 1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아들 파스콸리노를 출산했다.
출소한 뒤 나폴리에 옷가게 두 곳을 열기도 했으나 평범한 삶을 살지는 못했다.
마약 밀매업자이자 무기상인 움베르토 암마투로와 함께 살며 쌍둥이를 낳았다. 1974년 18살이던 아들 파스콸리노가 암마투로를 만나러 공사현장에 갔다가 실종된다.

마레스카는 암마투로가 카모로의 두목 자리를 탐내던 파스콸리노를 살해해 시멘트로 암매장했다고 짙게 의심했다. 하지만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고 쌍둥이를 보호하기 위해 암마투로와 헤어지지는 않았다.
1982년에는 라파엘라 쿠톨로가 카모라 조직에서 이탈해 만든 누오바 카모라의 조직원을 살해하라고 지시한 혐의와 법의학자 알도 세메라를 죽인 혐의로 암마투로와 함께 구속된다.
지루한 법정싸움 끝에 4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2013년 이탈리아의 한 민간 TV채널은 마레스카의 젊은 시절을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당시 인터뷰에서 남편 죽인 마피아 두목 살해해 대해 “(18세였던 1955년에) 난 임신 중이었고 그는 권총을 든 손을 뻗으며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며 “내가 어떻게 해야 했을까. 나를 죽이도록 그냥 놔뒀어야 했나”라고 반문했다.
이런 그녀가 2021년 12월30일 86세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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