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사연

목 90도 꺾인 채 살았다가 13년 만에 제자리로 돌아온 소녀

파키스탄 신드 지방에 사는 아프신 굴(여‧13)은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굴은 생후 10개월 때 어린 언니가 품에 안고 있다가 떨어뜨려 목이 90도로 꺾여 버렸다.

처음 부모는 저절로 좋아질 것으로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목의 상태는 점점 악화됐고 곧게 펴지지 않았다. 병원에 데려갔지만 정상으로 되돌리기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부모는 굴을 지역 신앙 치료사에게 데려갔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꺾인 목을 곧추 세운다며 벨트로 묶기도 했다. 하지만 상태는 더 나빠졌다.

굴은 다섯 살 때까지 혼자 걷거나, 먹거나, 말을 할 수 없었다. 그저 바닥에 누워만 있었고 가족들이 모든 것을 도와줘야만 했다. 전문적인 병원 치료를 받게 하고 싶었지만 가난 때문에 경제적인 여유가 없었다.

굴은 여섯 살이 돼서야 걷기 시작했지만 뇌성마비 진단까지 받았다.

여덟 살 때야 처음으로 입을 떼고 말을 했다. 이후에는 다른 형제들과 달리 학교에 가지도, 친구들과 놀지도 못한 채 집에서 식구들과만 어울려 지내야만 했다.

지난 2017년 영국 BBC 방송이 굴의 아픈 사연을 보도했다.

그 뒤 파키스탄의 유명 배우 아산 칸이 굴의 얘기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굴의 어머니는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 막내딸의 사연을 전했고, 미국에서는 굴의 수술비를 지원하는 온라인 기부 페이지도 만들어졌다. 기금은 2만6000파운드(약 4200만원)가 모였다.

오랫동안 홀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던 굴이 난생 처음 받아보는 세상의 관심이었다.

기쁨도 잠시 파키스탄 의료진은 굴의 상태가 수술 후 생존확률이 50%라며 수술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부모에게 수술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수술비도 턱없이 부족했다.

그렇게 또다시 약 2년 간의 시간이 흘러갔다.

2019년 영국 기자 알렉산드리아 토머스가 굴 가족을 찾아 취재에 나섰고, 이들의 어려운 상황을 보도했다. 이로인해 굴은 또 한번 화제가 됐다.

토머스는 인도의 복합 척추 수술 전문가인 라자고팔란 크리시난 박사에게 굴을 돕자고 제안했다. 크리시난 박사는 수술 전 진단을 통해 굴이 목 손상을 일으키는 척추 질환을 가지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드디어 2022년 2월28일 델리에서 굴의 꺾인 목을 바로 세우는 수술이 진행됐다. 수술 및 치료 모두 무료였다.

수술 중 환자의 심장이나 폐가 멈출 수 있는 위험한 수술이었지만 크리시난 박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수술은 모두 세 차례, 주가 되는 목을 곧추 세우는 수술은 6시간 진행됐다.

수술을 받은 지 4개월이 지난 후 굴은 마침내 스스로 걷고, 말하고, 먹을 수 있게 됐다. 평생을 비뚤게 봐야 했던 세상을 바로 볼 수있게 됐다.

크리시난 박사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굴은 수술을 받지 않았다면 오래 살지 못했을 것”이라며 “또래보다 성장이 느리겠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굴의 오빠 야쿱 쿰바는 “동생이 건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행복하다. 인도의 의사 선생님이 내 여동생의 생명을 구했다. 우리 가족에게 그는 천사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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