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아내 살해 후 강도당한 척 눈물 연기한 남편


그리스 아테네 인근 글리카네라에는 항공기 조종사인 바비스 아나그노스토풀로스(32) 가족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바비스는 경찰에 전화해 “강도가 침입해 아내를 살해했다”고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11개월 된 딸 옆 침대에서 질식사한 바비스의 아내 캐롤라인 크라우치(20)의 시신을 발견했다.

집 안에서 키우던 반려견도 죽어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바비스는 “세 명의 남자가 집에 침입해 나를 묶었고 아내와 반려견을 살해한 뒤 귀중품과 현금 1만5000유로(한화 약 2000만원)를 훔쳐 갔다”고 진술했다.

이후 바비스는 언론 인터뷰에 적극나섰고 그때마다 오열하며 많은 사람들의 동정을 샀다. 또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원히 함께’라는 글귀와 함께 웨딩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 먼저 현장에는 DNA나 지문 등 강도가 남긴 흔적이 전혀 없었다.

반면 스마트워치에서 내려받은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남편이 경찰에 신고한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아내가 사망한 정황이 드러났다.


뿐만아니라 사건 전 자택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에는 메모리카드가 없었다. 경찰은 누군가 고의로 빼낸 것으로 판단했다.

주변인 등을 통해 결혼생활 내내 부부사이가 원만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에서는 두 사람이 결혼 후 갈등을 빚은 내용이 남아 있었다.

경찰의 수사망이 바비스에게 좁혀오는 사이 그는 캐롤라인의 추모식에 참석해 눈물을 보이는 등 연기를 계속하고 있었다. 심지어 장모를 껴안고 “범인들을 꼭 찾아내겠다”고 약속했다.

경찰은 추모식 뒤 바비스를 소환해 집중추궁한 결과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바비스에 따르면 그는 범행 당일 아내와 말다툼과 몸싸움을 벌였다. 캐롤라인이 이혼을 요구하면서 떠나겠다고 하자 그녀의 입을 막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는 완전범죄를 노리고 2시간 동안 범행 현장을 은폐했다. 먼저 현관문 빗장을 부숴 강도가 침입한 것처럼 꾸민 뒤 자신의 반려견도 목 졸라 살해하고 계단 난간에 걸어뒀다.

이어 자신의 손과 발을 묶고, 이웃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 수 있게 준비를 한 뒤 눈을 가리고 입에 양말 한 개를 집어넣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러나 경찰이 바비스를 살인 및 동물 학대 혐의로 기소하면서 헐리웃 배우를 능가하는 그의 뻔뻔한 연기도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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