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고시
중앙일간지 등 메이저 언론사 기자가 되려면 입사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언론사 입사시험은 고시처럼 어렵고 경쟁이 치열하다고 해서 흔히 ‘언론고시’로 불린다.
나 또한 입사시험을 피해갈 수가 없었다.한겨레신문사를 목표로 정하고 시험준비에 돌입했다. 방학 때는 서울에서 독서실과 학원을 오가며 공부했다. 나름대로 정보도 모으고 출제경향도 알아가며 시험을 치렀지만 4학년 때 치른 시험에서 떨어졌다.
당시만해도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신입기자 모집 공고를 내면 모집인원을 정확하게 제시하지 않고 ‘0명’, ’00명’이라고 막연하게 적어놓았다. 정확히 몇 명을 뽑는지 알수 없었다.
그런데 나중에 이런 모집공고에 대한 놀라운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예를들어 ‘0’명일 경우 7명을 채용할 예정이면 이미 3~4명은 명문대 출신들로 내정해놓은 다음 나머지 인원을 공채로 뽑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집인원 숫자를 제대로 적어놓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이게 사실이면 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는 일명 ‘언시생’ 들에게 해당 언론사의 취업문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나 같은 지방대 출신들에게는 바늘구멍 보다 더 좁고, 공채시험이 사실상 요식행위에 불과할 수도 있었다. 어차피 열리지 않는 문을 계속 두드렸다고나 할까.
내게 이런 말을 해준 사람은 ‘0명의 함정’이라고 했다. 물론 모든 언론사가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알 수 없다. 또 모든 언론사가 이런식으로 언시생들을 농락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단 한 번이라고 해도 씁쓸하고 분개할 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