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사건

집 앞에서 사라진 서울 이정훈군 실종사건

1973년 3월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서 살던 이정훈군(3)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군은 이날 집 앞 공터에서 놀고 있었다. 이군의 어머니 전길자씨(74)는 “조금만 놀다 오겠다고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한다.

부모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아들을 찾아 나섰다.

전씨는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다니며 전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아들 사진이 담긴 전단지도 수없이 돌렸고, 혹시나 다른 집에 아들이 있을까 싶어 행상이 되어 집집마다 돌아다니기도 했다.

심지어 아들을 찾기 위해 원양어선까지 뒤지고 다녔다.

전국에 있는 선착장을 돌며 거뭇거뭇한 뱃사람 중에 혹시 아들이 있는지 살폈다. 사고로 장애가 생겼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장애인보호시설도 찾았다.

그렇게 보낸 세월이 지금까지 40년을 훌쩍 넘었다. 그사이 집도 팔고 땅도 팔고 모든 것을 팔았다. 하지만 여전히 아들 소식은 감감 무소식이다.

전씨는 요즘 건강이 좋지 않다. 아들을 찾아다니느라 몸과 마음이 상했다.

정훈이가 없어진 해 급성맹장염으로 수술을 받은 이후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다. 지난 1997년에는 갑상선 암 판정을 받고 수술했고, 2006년에는 위암 수술을 받았다.

그래도 아직까지 ‘아들을 찾아야 한다’는 정신력 하나로 버틴다. 정훈이를 만날 때까지는 눈을 감을 수가 없다고 한다.

전씨는 “정훈이는 경북 상주 할머니댁에서 자란 적이 있고, 당시 열차를 미처 피하지 못해 철로 밑바닥에 엎드려서 살아난 적이 있고, 이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한다.

제보는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전미찾모, 02-963-1256)이나 112, 또는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182)로 하면 된다.

범인이 남긴 단서들

1.아이는 유괴‧납치됐다.
집 앞에서 놀던 아이가 스스로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은 낮다. 만약 아이가 길을 잃고 헤맸다면 목격자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아이를 본 목격자는 없었다. 아이가 순식간에 사라졌다는 것은 누군가 유괴하거나 납치해 차량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2.’몸값 요구’ 없었다.
범인이 아이를 납치‧유괴했다면 분명한 목적이 있다. 우선 범인이 몸값을 요구하는 연락은 없었다. 실종 전단지에 연락처가 있었기 때문에 범인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부모에게 전화할 수 있었다. 범인에게는 또 다른 목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3.어디에 있는 것일까.
현재 아이의 생사를 알 수는 없다. 다만, 어딘가에 살아 있어서 부모와 꼭 만나기를 기원할 뿐이다. 가족도 그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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