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생활

노무현 변호사와의 만남

1996년 5월 어느 날 대학 때 절친이던 유일환이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새벽에 경찰들이 성남의 집으로 들이 닥쳐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전주로 연행됐고, 곧 구속됐다.

경찰은 대학 다닐 때 학생운동한 것을 문제삼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나는 일환이의 구속 소식을 전해 듣고는 구명 방법을 다각도로 찾아 나섰다.

먼저 변호를 맡을 변호사를 찾다가 당시 인권변호사로 명성이 드높던 노무현 변호사를 추천 받았다. 내게 노 변호사를 소개시켜준 분은 1989년부터 2003년까지 ‘노무현 후원회장’을 맡았던 이기명 선생이다. 이 선생과는 민언련 언론학교에서 알게 됐다.

당시 노무현 변호사는 서울 서초동의 해마루종합법률사무소에 있었다. 나는 사무장에게 전화로 자초지종을 얘기한 후 6월24일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갔다.

맨왼쪽이 필자, 네번째가 유일환

당시 노 변호사는 15대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가 신한국당 이명박 후보에게 패해 낙선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노 변호사와의 만남은 약 20분 정도. 나는 전후사정을 자세하게 얘기했다.

그리고는 친구의 변호를 맡아 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했으나, 그는 정중히 사양했다. 자신보다는 전주에 있는 변호사에게 맡기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때의 노 변호사는 훗날 제16대 대통령이 됐다. 친구 일환이는 구속된 후 전주교도소에 수감됐고, 같은 해 10월 징역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현재는 <분당신문>의 편집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