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한 마리 ’21억원’ 사상 최고가에 낙찰된 비둘기


비둘기 한 마리가 놀라운 가격에 팔렸다.

2020년 11월15일 벨기에 비둘기 경매 전문 사이트 ‘PIPA’에서 온라인 경매가 열렸다.

이날 경매에는 생후 3년생 암컷 비둘기 한 마리가 등장한다. 이름은 ‘뉴킴’이다. 언뜻 보면 일반 비둘기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 이 새는 경주용으로 사육된 비둘기다.

뉴킴은 2018년 벨기에 최연소 경주용 비둘기에 이름을 올린 뒤 수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현지에서는 세계 최고의 카레이서로 꼽히는 루이스 해밀턴의 이름을 본 따 ‘비둘기 계의 해밀턴’이라고 불렸다.

이번 경매에는 비둘기에 관심을 둔 수많은 애호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뉴킴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였다.

막판 30분에는 익명의 중국인 구매자 2명이 불꽃 튀는 ‘돈 대결’을 펼쳤다. 그 결과 무려 160만 유로(약 21억원)를 써낸 한 명이 뉴킴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역대 최고가다. 비둘기 한 마리가 서울 중심가 32평 아파트 보다 더 비싸게 팔린 것이다.

전년도 벨기에산 수컷 비둘기인 ‘아만도’가 세운 16억원의 낙찰 기록을 훨씬 뛰어넘었다. 이 비둘기도 뉴킴과 마찬가지로 비둘기 경주 또는 통신용으로 사육된 ‘전서구’였다.

벨기에산 비둘기는 전 세계 비둘기 중 단연 최고로 친다. 비둘기 사육사만 2만 명이 있을 정도로 비둘기 애호가들의 성지로 불린다.


벨기에를 포함한 유럽에서는 매년 전서구 경주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이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비둘기는 경매 등을 통해 고가에 거래된다.

뉴킴을 산 중국인은 자국에서 번식용으로 키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주용 비둘기는 보통 10살 까지 번식이 가능하다.

요즘 중국의 부유층에서는 ‘비둘기 경주’가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계 전서구 애호가의 절반 이상이 중국인인 것에서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한편, 평화의 상징 비둘기. 비둘기는 통신이 발달하지 않을 때는 주요 통신수단으로 사용됐다.

전시에는 ‘전서구’로 활용됐다. 방향감각과 귀소본능 등이 뛰어나고 장거리 비행능력이 높은 데서 통신에 이용하기 위해 훈련시킨 비둘기를 말한다.

전서구 발목에 편지를 매달아 은밀하고 다급한 정보를 주고받았다. 비둘기는 한 시간에 최대 100km를 날 수 있다. BC 3000년에는 이집트에서 어선이 통신에 이용한 기록이 있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도 전서구가 활용됐다. 위험에 빠진 프랑스군의 상황을 알리는 통신수단으로 활약해 크게 주목받았다. 전서구를 활용한 통신 성공률이 95%에 달했다는 통계도 있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비둘기의 귀소본능과 장거리 비행 능력을 이용해 통신에 활용했다.

인도 오리사주의 경찰국은 고성능 통신망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800마리로 구성된 ‘비둘기 통신대’를 여전히 운영하고 있다. 이 비둘기들은 홍수나 사이클론이 불어 닥칠 때 생명선 연장 역할을 했다.

지금도 무선 통신이 두절될 경우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 중국 공군은 윈난성 쿤밍에 ‘전서구 부대’를 운영하고 있다. 약 600마리의 비둘기가 소속돼 있는 이 부대는 전자전이나 재난 등으로 통신이 마비되는 상황에 대비한 일종의 예비부대다.


비둘기들은 매일 쪽지를 나르는 훈련을 받는다. 만약 훈련을 게을리하면 독실 감금 등의 처벌을 받고 그래도 반성의 기미가 없으면 전역을 명령받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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