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기도 하라” 신도들 상습 강간한 사이비 교주
사이비 교주인 라아무개씨(71)는 1970년부터 1989년까지 서울 용산구에서 철학관을 운영했다. 그는 무속인 생활로 습득한 주술적 지식으로 자신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마치 도력이 매우 높은 도인인 것처럼 행동했다.
2004년에는 용산구 원효로의 한 다세대 주택에 ‘상록산악회’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실제 산악회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이비종교 단체명이다. 라씨는 이 안에 불단과 기도방을 설치해 놓고 손님을 상대로 사주팔자, 운세 등을 봐주면서 신도들을 끌어 모았다.
특히 자신을 찾아온 여성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한 점 등을 악용해 신도로 만들었다. 또 자신이 일흔이 넘은 고령이기에 여성들이 이성으로 경계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도 이용했다.
라씨는 우선 신도와 그 가족의 길흉화복을 예언하고 만병을 치료하는 무한한 능력을 가진 신적 존재로 자신을 우상화했다. 그는 여신도들을 성적 노예로 삼기 시작했다.
자신의 말에 순종하도록 ‘자연법 교리’를 만들었다.
“남녀가 성관계를 갖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며 “나와 같은 급수가 높은 도인과는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성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는 자연법을 내세워 신도들에게 자신과 성관계를 가질 것을 강요했다.
라씨는 신도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하고 통제했다.
모든 신도들에게 개인적 사생활은 물론 평소 생각과 고민을 털어놓도록 유도했다. 대신 신도들끼리의 대화는 철저하게 통제해서 자신에게만 복종하도록 만들었다. 그는 이런 방식으로 여신도들이 자신을 추종하게 했다. 신도들에게는 “내 말을 듣지 않으면 가족과 스스로에게 큰 해악이 닥칠 것”이라고 겁을 주며 더 강한 복종을 요구했다.
라씨는 2011년 3월19일 여신도 A씨(60)를 자신의 방에 불렀다. 그는 불단 앞에 켜 놓은 촛불을 주시하며 “촛불에 나쁜 것이 보인다. 애들이 죽는다. 손자가 잘못된다. 몸 기도를 해야 한다”며 A씨를 강간했다.
그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후에도 A씨에게 “며느리가 둘째를 낳는데 그 애가 잘못 태어났다. 기도를 해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 몸 기도라도 하라. 이걸로 자식이 죽고 산다”고 위협해 재차 강간했다. 딸이나 손녀 같은 신도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유부녀인 B씨(32)의 경우 자신의 방으로 불러 “가만히 있어. 이렇게 하지 않으면 네가 죽고 기도를 깨면 네 남편도 죽거나 다쳐”라고 말한 뒤 유린했다.
미혼인 C씨(26)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슬픔에 잠겨 있었다. 라씨는 이런 C씨를 위로한다며 따로 불렀다. 그런데 정작 그의 목적은 따로 있었다. 라씨는 “아버지 혼을 달래려면 내 기를 받아야 한다. 죽을 운명인데 내 기를 받아서 살고 있다” 등의 말로 겁을 주며 C씨를 4차례나 성폭행했다.
C씨가 반항하면 “성폭행 사실을 어머니에게 알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라씨는 이런 식으로 확인된 것만 여신도 7명을 강간했다.
이중에는 의사, 대기업 간부 등도 포함돼 있었다. 라씨의 한 가족을 유린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성폭행 피해자 중에는 한 집안의 어머니, 딸, 며느리까지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일부 신도들은 가정이 깨지고 극심한 우울증, 처녀막 파열 등 상해를 입기도 했다.
신도들에게 돈도 뜯어냈다. 라씨는 철학관에 부항기와 침을 갖춰놓고 2011년까지 불법 의료행위를 통해 신도 6명에게 복부와 가슴, 얼굴, 머리 등에 침을 놓고 1천117만원을 챙겼다. 이와 별도로 여신도들에게 기도비 명목으로 돈을 받으면서도 안마와 식사, 청소 등을 시키는 등 하녀처럼 부렸다.
그러나 라씨의 범행은 완전범죄로 이어지지 못했다. 일부 피해 신도들이 라씨를 고소했고, 강간·강제추행과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법정에 서는 신세가 됐다.
그런데 라씨의 범행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상황인데도 일부 신도들은 매일같이 법정에 나와 라씨를 위해 기도하는 등 여전히 추종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라씨에게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들이 고소를 취하함으로써 ‘강간·강제추행’ 혐의는 공소 기각됐다. 이로써 라씨의 성폭력 범죄는 처벌할 수 없게 됐다. 당시는 ‘성폭행 친고죄’가 폐지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피해자가 고소를 취하하면 처벌할 수 없었다.
2014년 9월2일 법원은 라씨의 무면허 의료행위만을 인정해 징역4년에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라씨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수반해 다수의 여신도들을 성폭행하고 더불어 자신에게 정신적으로 예속돼 있는 신도들에게 ‘가정에 큰 재앙이 닥칠 것’이라며 기도비 명목으로 수천만 원의 돈을 갈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록 성폭력 피해자들의 고소 취소로 라 씨에 대한 성폭력 범죄를 처벌할 수 없게 됐지만 성폭력 범죄는 대부분 무면허 의료행위에 수반해 발생했거나 의료행위를 빙자해 발생했다”며 “이에 따라 라씨의 무면허 의료행위는 보통의 무면허 의료행위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고 실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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