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

지인 살해 후 집안 고무통에 시신 유기한 엽기부부


끔찍한 엽기 살인은 작은 인연에서 시작됐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오빠와 함께 살았던 A씨(여·21). 가정형편이 어려워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공장에 취업해야 했다.

2014년 5월 A씨는 경북 지역 한 휴대전화 제조 공장에서 일하며 B씨(여·28)를 알게 됐다. 당시 23세였던 B씨도 A씨와 비슷한 처지였다. 어린 나이에 결혼한 B씨는 갓난아이(1세)도 있었지만, 생계를 위해 아기를 부산에 있는 어머니와 남편 C씨(28)에게 맡기고 타지에서 취업한 상태였다.

A씨는 B씨를 많이 의지했다. 만난 지 한 달 만에 B씨가 회사를 그만두고 부산으로 가서 함께 살자고 제안하자 그를 따라나섰다. A씨는 부산에 내려와 남구에서 B씨 가족과 3주 정도 함께 살았고, 이후 원룸으로 독립했다.

A씨는 가족들에게 “부산에서 아는 언니와 함께 지낸다”며 걱정 말라고 했다. 하지만 이게 A씨의 마지막 연락이었다. 이후 A씨는 소식이 뚝 끊겼다. 휴대전화 연결도 안 되고, 아무런 연락이 없자 가족들은 2015년 12월 경찰에 가출신고를 했다.

A씨는 갑자기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이렇게 5년의 시간이 흘렀다. 2019년 1월 B씨는 남편과 이혼하고 새 남자를 만났다. 같은해 3월7일 B씨는 남자친구와 술을 마시면서 그동안 숨겨져 왔던 비밀 하나를 털어놓았다.


그는 “A씨를 죽여 집에 있는 고무통에 보관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란 남자친구는 112에 신고했다.

B씨 집으로 출동한 경찰은 베란다에 있던 고무통(높이 75㎝, 둘레 80㎝)을 발견했다. 그 안에서는 흙과 시멘트에 섞인 채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사람 유골이 나왔다. B씨의 말은 사실이었던 것이다.

경찰은 유골이 나오자 형사전담팀을 구성해 B씨와 전 남편 C씨, 시신을 유기하는데 도와준 B씨의 동생(26)을 검거했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B씨와 C씨, B씨 남동생을 살인과 시체 은닉·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B씨 부부는 왜 A씨를 끔찍하게 살해한 것일까.

경찰은 “B씨가 A씨와 전 남편 사이를 의심한 것이 범행의 발단이 됐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B씨 부부와 한 집에 살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남편 C씨가 A씨와 불륜관계를 맺으면서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다 A씨가 B씨의 한 살 배기 아이를 넘어뜨려 다치게 하면서 두 사람은 크게 다툼을 벌였다. 이를 계기로 A씨는 B씨 집을 나와 원룸에서 따로 살았다. 앙심을 품은 B씨는 A씨에게 복수의 칼을 갈았다. 그리고 2014년 12월 남편과 함께 원룸에 찾아가 프라이팬 등을 이용해 A씨를 마구 폭행했다. 결국 A씨는 숨을 거뒀다.


이후 이들의 행각은 더욱 엽기적이다. B씨는 A씨가 죽은 것을 확인한 후 남동생을 불러 도움을 요청했다. 세 명은 A씨의 시신을 화장실로 옮겨 원룸 안에 있던 여행용 가방(가로 44㎝, 세로 76㎝, 폭 30㎝)에 담은 뒤 시멘트를 사와 들이부었다.

이틀 뒤 시멘트가 굳자 부부는 여행용 가방을 끌고 자신들이 사는 집까지 옮겼다. 경찰은 A 씨의 체구가 여행용 가방에 들어갈 정도였으며, 시신을 훼손한 흔적은 현재 발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집에 있던 고무통 안에 시멘트와 섞여 있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서 꺼내 옮겨 담았고 냄새가 나지 않도록 세제를 뿌리고 흙을 부었다. 고무통은 집 1층 마당에 뒀다.

2015년 6월쯤 이사를 하면서도 고무통을 그대로 들고 가 5년 동안 시신과 함께 생활했던 것이다. 자칫 완전범죄가 될 뻔 했던 엽기 살인사건은 약 5년 만에 이렇게 세상에 드러났다.

B씨는 경찰에서 “A씨가 자신의 남편 C씨와 불륜을 저지르는 것을 봤다”며 “죽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B씨와 전 남편 C씨를 살인치사죄와 사체은닉 혐의로, B씨의 남동생은 사체은닉을 도운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B씨에게 징역 15년, C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B씨의 남동생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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