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남편 장례식서 관위에 올라가 격렬하게 춤춘 여성


남겨진 이들의 슬픔은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대개는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리거나, 소리 내어 통곡하는 모습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도저히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방식으로 슬픔을 쏟아내는 이들도 있다. 실제 지구 반대편의 한 장례식장에서 포착된 짧은 영상 하나가 전 세계 사람들을 커다란 충격과 함께 깊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대낮 상점에 울려 퍼진 총성과 갑작스러운 이별

에콰도르 서부에 위치한 아름다운 항구 도시 만타. 이곳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던 35세 남성 마를론 메로(Marlon Mero)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2020년 9월10일, 낯선 괴한이 그가 일하던 상점으로 거침없이 들어섰다. 그의 손에는 권총이 들려 있었다.

순식간에 벌어진 강도 범죄였다. 저항할 틈도 없이 총성이 연달아 울렸고, 마를론은 그 자리에 쓰러졌다. 몸에 무려 6발의 총탄을 맞은 그는 피를 흘리며 인근 병원으로 급히 옮겨졌다. 의료진이 매달려 응급 수술을 진행했지만, 총탄이 남긴 상처는 너무 깊었다. 그는 사건 발생 3시간 만에 끝내 숨을 거두고 만다.

어제까지만 해도 곁에서 웃고 떠들던 남편이자 아버지가 단 몇 시간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온 것이다. 유족들은 깊은 슬픔 속에서 시신을 인도받아 마지막 길을 배웅할 장례를 준비했다.

장례식은 에콰도르의 전통에 따라 엄숙하면서도 많은 이들이 함께하는 거리 행렬 형태로 치러졌다. 건장한 장년 남성들이 고인의 관을 양쪽에서 짊어지고 걸었고, 그 뒤로 검은 옷을 입은 유족들과 이웃들이 끝없는 행렬을 이루며 뒤따랐다. 고인의 마지막 얼굴을 볼 수 있도록 관의 상체 부분 뚜껑은 열어둔 상태였다. 전체 행렬의 길이는 약 50m에 달했다.


적막과 흐느낌만이 가득하던 거리에 갑자기 돌발 상황이 벌어진다. 장례식장 주변에서 중남미 특유의 빠르고 강렬한 리듬을 가진 레게톤 음악이 크게 울려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흘러나온 노래는 유명 가수 돈 오마르의 곡이었다.

관 위에서 시작된 뜻밖의 몸짓

음악이 시작되자마자 검은색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마를론의 아내가 돌연 남편의 관 위로 올라탔다. 주변 사람들은 깜짝 놀라 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관 뚜껑을 붙잡고 격렬하게 몸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관이 크게 흔들릴 정도로 거친 움직임이었다. 심지어 그녀는 관 안쪽에 누워 있는 남편의 얼굴에 자신의 입술을 여러 번 맞추기도 했다.

이상한 것은 주변의 반응이었다. 상식적으로 장례식을 망치는 돌출 행동이었지만, 고인의 가족이나 친구 중 어느 누구도 그녀를 붙잡아 말리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추모객들은 음악 리듬에 맞춰 손뼉을 치거나 환호성을 지르며 그녀의 행동을 부추기기도 했다.

다른 이들은 그저 묵묵하게 착잡한 눈빛으로 그 모습을 바라볼 뿐이었다. 이 기이한 풍경은 장례 행렬에 참가한 한 남성의 휴대전화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고, 곧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영상이 공개되자 인터넷 공간은 순식간에 뜨거운 설전의 장으로 변했다.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한 이 영상 아래에는 날 선 비판들이 줄을 이었다. 많은 누리꾼은 “아무리 문화가 다르다고 해도 엄숙해야 할 장례식장에서 시신이 든 관을 딛고 춤을 추는 행위는 고인을 모독하는 짓이다”, “슬픔을 가장한 비상식적인 행동”이라며 아내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러나 영상의 세부적인 모습을 가만히 들여다본 이들의 의견은 전혀 달랐다. 사람들은 춤을 추고 있는 아내의 얼굴에 주목했다. 그녀는 몸을 거칠게 흔들고 있었지만,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고 표정은 일그러져 있었다. 그것은 즐거워서 추는 춤이 아니라, 터져 나오는 오열과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 온몸을 뒤트는 몸부림에 가까웠다.

시간이 흐르며 이 행동에 얽힌 깊은 사연이 알려지자 비난 여론은 이내 안타까움과 동정으로 바뀌었다. 숨진 남편 마를론은 생전에 춤과 음악을 무척이나 좋아하던 쾌활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특히 장례식장에 울려 퍼진 그 노래는 두 사람이 연애 시절부터 함께 즐겨 듣던, 남편이 가장 아끼던 곡이었다.

생전에 두 사람은 “우리 중 누구 한 명이 먼저 세상을 떠나더라도, 남은 사람은 너무 눈물만 흘리지 말고 축제처럼 즐겁게 보내주자”는 약속을 장난처럼 나누었다. 아내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빼앗긴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그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슬픈 춤을 췄던 것이다.

무덤가에 남겨진 슬픈 여운

장례식이 끝나고 마를론의 유해는 땅속 깊이 묻혔다. 세상 사람들의 시끄러운 논란도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잦아들었다. 하지만 남편을 떠나보내던 날, 관 위에서 온 힘을 다해 몸을 흔들던 아내의 모습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짙은 잔상을 남겼다.


남편이 좋아하던 음악으로 그의 마지막 길을 채워주고 싶었던 아내의 마음은 비록 거칠고 투박한 춤으로 표현되었지만, 그 어떤 눈물보다 깊은 사랑의 증거였다. 장례식장의 소란스러운 음악은 멈췄고, 이제 남편의 무덤가에는 고요한 바람만이 스치고 지나간다. 그러나 비난 속에서도 남편과의 약속을 지켜낸 아내의 슬픈 춤사위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애절한 고백으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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