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이 된 전설적 은행강도 ‘엘머 맥커디’
미국 ABC 방송은 1973년 3월7일부터 1978년 3월6일까지 TV드라마 ‘6백만불의 사나이’를 방송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남성이 생체 실험을 통해 엄청난 능력을 가진 사이보그로 재탄생하면서 불의에 맞서는 영웅담을 담고 있다. 어린이 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다.
1976년 한 놀이공원에서 ‘600만불의 사나이’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스텝들이 촬영 소품인 마네킹을 옮기다가 실수로 그만 한쪽 팔을 부러뜨리고 말았다. 그런데 마네킹이 이상했다. 팔 안에 진짜 인간의 뼈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촬영팀은 이 마네팅이 인간의 미라였음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놀이공원 책임자를 불러 사람의 시신이 전시된 배경을 물었지만 “밀랍 인형인 줄만 알았고 오래전부터 있었다”는 답변을 들었다. 시신이 어떤 경로로 놀이공원에 오게 됐는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경찰은 정확한 신원파악을 위해서 검시관에게 시신을 보냈다.
부검결과 시신은 1920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리고 입속에서 단서가 하나 나왔는데 로스앤젤레스 범죄박물관 티켓이었다. 이곳은 주로 범죄자의 얼굴을 본 따서 만든 밀랍인형들이 전시돼 있는 곳이었다.

경찰은 범죄박물관 관리자를 통해 시신의 사진을 조회했는데, 놀랍게도 시신의 정체는 전설적인 은행 강도 ‘엘머 맥커디’(Elmer McCurdy)로 확인됐다.
그는 1900년에 활동한 악명 높은 강도다. 은행과 열차를 전문적으로 털었고 잔인한 수법으로 수십 차례의 범죄를 저질렀다. 그에게는 거액의 현상금(한화 1억원 정도)도 내걸렸다.
엘머 맥커디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미국 대륙을 떠돌았고, 1911년 10월7일, 오클라호마 주 오시지 힐스의 한 시골마을 농장으로 숨어들었다가 보안관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당시 보안관과 장의사는 장례 의식에 따라 시신을 염장 처리했지만 유족들이 찾으러 오지 않았다.

반면 그의 죽음을 듣고 사람들이 돈을 내고 몰려들기 시작했다. 애물단지였던 엘머 맥커디의 시신을 이용해 장의사는 큰돈을 벌었다. 그러나 5년 후 제임스 패터슨과 주니어 패터슨 형제가 앨머 맥커디의 유족이라며 시신에 대한 권리를 주장했다.
이들은 외국에 있어서 엘머 맥커디의 죽음을 듣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실제 패터슨 형제는 엘머 맥커디의 형제가 아닌 대형 놀이공원의 주인으로, 시신을 전시하며 돈을 벌 목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1922년 엘머 맥커디 시신의 인기가 떨어지자 패터슨 형제는 시신을 범죄 박물관에 팔아버렸다. 이후 이 시신은 미국 전 지역으로 팔려 다녔고, 시간이 지나면서 시신이라는 사실조차 희미해진 채 정체를 알 수 없는 밀랍인형으로 거래됐다.
이후 드라마 촬영장에서 공개된 후 다시 화제를 모았지만, 미 경찰은 시신이 도굴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덤을 만든 후 콘크리트를 부어 단단히 봉했다. 이로써 엘머 맥커디는 죽은 지 66년이 지난 후에야 묘지에 묻히게 됐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