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탈옥

사형 9시간 전 집행 중지되자 독방서 자살한 사형수


미국의 사형수 스콧 레이먼드 도지어(남)는 잔인한 살인자다.

그는 2002년 라스베이거스에 온 관광객에게 “마약을 제조할 수 있는 약물을 구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며 접근한 뒤 금품을 털고 토막 살해했다.

2005년 피닉스에서도 한 남성을 살해했다.

도지어는 두 건의 살인혐의로 구속기소돼 2007년 사형이 선고됐다. 그는 당시 “교도소에서의 삶은 삶이 아니다”며 “날 죽이겠다고 한다면 그렇게 해 달라”고 빠른 형 집행을 위해 모든 항소를 포기했었다.

이후 네바다주 교도소의 독방에 수감돼 사형집행을 기다렸다. 그사이 교도소에서의 삶이 너무 힘들다며 사형을 빨리 집행해 줄 것을 호소하면서 몇 차례 자살을 기도했다.

네바다주는 2018년 7월11일에 도지어의 사형을 집행하기로 결정한다.

사형은 팔에 독극물을 주사해 숨을 끊는 방식이다. 약물주입형 사형은 먼저 진정제를 투여해 사형수의 의식을 잃게 한 뒤 호흡과 심장 정지제를 차례로 투여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한다. 형 집행을 앞두고 제약사 알보젠이 네바다주 교정국을 상대로 자사의 마취제인 미다졸람 제품을 사형 주사에 사용하지 말라며 소송을 낸 것이다.

그리고 형 집행을 9시간 앞두고 네바다 주 클락카운티 지방법원은 도지어에 대한 형 집행을 잠정 중단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날 공판에서 제약사 측 변호인은 “교도소소 측이 회사에 직접 약품을 주문한 것이 아니라 네바다주 약국을 통해 이 약품을 취득했다”며 취득 과정도 문제 삼았다. 아울러 “회사와 명성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약사 측은 지난 2014년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서는 미다졸람 약품을 투여받은 사형수가 형 집행 중 깨어나 몸부림치다가 40여 분 만에 숨지는 사건을 사례로 들었다.

이로써 도지어가 ‘애타게’ 바라던 사형은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도지어는 사형 집행이 잠정 중단됐다는 소식을 듣고 허탈감에 빠졌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도소 안에 있느니 죽는 게 낫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도지어는 2019년 1월5일 오후 자신이 머물던 독방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된다.


발견 직후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같은 날 오후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사형을 그토록 원했던 사형수, 그게 좌절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그의 나이 48세였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