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딸 남자친구와 바람나 늦둥이 임신한 여성


살면서 누군가를 깊이 믿는다는 것은 자신의 가장 무방비한 모습을 내어주는 일이다. 특히 그 대상이 혈육인 가족이거나 미래를 약속한 연인이라면 신뢰의 크기는 비할 데 없이 커진다.

하지만 가장 완벽하다고 믿었던 울타리가 안쪽에서부터 무너져 내릴 때 받는 충격은 상상을 초월한다. 타인이 주는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잊히기도 하지만, 사랑하고 의지했던 이들이 뒤통수를 치며 남긴 배신감은 한 사람의 세계관 전체를 흔들어 놓는다.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된 감춰진 진실

지난 2022년 여름, 미국에 사는 틱톡 크리에이터 바네사 줄스(Vanessa Jules)는 친구들과 함께 멕시코로 장기간 여행을 떠났다. 바쁜 일상을 벗어나 오랜만에 찾아온 휴가였다. 하지만 바네사는 여행지에 도착한 직후부터 마음 한구석이 무거워졌다. 평소라면 자주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오던 남자친구 존(John)의 연락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존은 바네사가 연락을 시도할 때마다 바쁘다는 핑계를 댔다. 대답은 짧았고, 목소리에는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거리감이 실려 있었다. 바네사는 불안한 마음을 안은 채 여행 일정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여행을 이어가던 중,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임신중지 권리를 보장하던 판결을 뒤엎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바네사는 집에 있는 어머니의 안부가 문득 걱정되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어머니의 목소리는 평소와 많이 달랐다. 어머니는 극도로 불안해하며 울고 있었다. 단지 사회적 뉴스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어머니의 반응이 지나치게 격앙되어 있었다. 이상함을 느낀 바네사는 어머니를 달래며 어떤 일이 있는지 물었다.

바네사와 어머니가 통화하는 모습(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어머니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바네사가 계속해서 까닭을 묻자, 어머니는 마침내 입을 뗬다. 자신이 임신을 했다는 고백이었다. 바네사는 처음에는 늦둥이 동생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울먹이며 털어놓은 다음 말은 바네사의 귀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어머니의 뱃속에 있는 아이의 아빠가 다름 아닌 바네사의 남자친구 존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동안 엄마와 바네사 남자친구 존은 몰래 사적인 만남을 이어오고 있었다. 바네사가 집을 비운 멕시코 여행 기간 동안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깊어졌다.

어머니가 살던 지역은 법이 바뀌면서 임신 중절 조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시간이 지나 며 비밀을 더 이상 숨기기 어렵다고 판단한 어머니는 귀국을 앞둔 딸에게 사실을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

멕시코에서 돌아온 바네사는 큰 혼란과 상처를 입었다. 자신이 가장 믿었던 두 사람이 자신을 속이고 있었다는 사실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바네사는 망설이지 않고 행동에 나섰다. 그 길로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고 통보했다. 또한 어머니와의 관계 역시 완전히 끊어내기로 결정했다.


어머니는 이후에도 여러 차례 바네사에게 연락을 시도하며 용서를 구하려 했다. 하지만 바네사는 어머니의 전화번호와 SNS 계정을 모두 차단했다. 가족이라는 이유로 넘어가기에는 상처의 깊이가 너무 깊었기 때문이다.

남자친구 존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바네사(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폭로와 격려, 세상 밖으로 꺼낸 이야기

같은 해 9월23일, 바네사는 자신의 틱톡 계정에 짧은 영상 몇 편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 그는 자신이 겪은 믿기 힘든 경험을 담담하면서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거짓말 같은 이야기는 순식간에 온라인을 통해 확산했다.

누리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몇 일 만에 수백만 회를 넘어섰다. 댓글 창에는 바네사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를 응원하는 문장으로 가득 채워졌다. 사람들은 타인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상처받은 그가 조속히 일상을 회복하기를 바랐다.

바네사는 이후 마음을 추스르며 다시 영상 창작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일상을 기록하고 팬들과 소통하며 스스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중이다.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울타리가 무너졌을 때 느끼는 외로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타인과의 신뢰를 다시 쌓아가는 일조차 겁이 날 만큼, 가까운 이들의 배신이 남긴 흔적은 짙고 길다.


바네사는 지금도 자신의 삶을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배신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옅어질 수 있다. 그러나 한때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두 사람이 남긴 마음의 흉터는, 여전히 그의 삶 한구석에 조용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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