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화제

한국인 여성 관광객 살해한 볼리비아 부족장


볼리비아는 남아메리카 중앙부 브라질 남서부에 있다. 안데스 지역 최고의 문명지로 잉카문명의 배경지다.

볼리비아와 페루 사이의 해발 약 4천미터 고지대에 있는 티티카카 호수는 잉카의 태양신이 태어났다는 신화가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다. 해마다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유명 관광지다.

2018년 1월9일 한국인 관광객 조아무개씨(여·40)가 실종된다. 그녀는 티티카카 호수가 있는 관광지 코파카바나에 머물다 인근 ‘태양의 섬(Isla del Sol)’을 방문했다가 연락이 끊겼다.

이틀 후인 11일 조씨는 태양의 섬에 사는 차야족의 한 원주민에 의해 시신으로 발견된다. 목과 가슴 등을 흉기에 찔린 상태였고, 시신은 돌로 덮여 있었다.

볼리비아 경찰은 시신을 수도 라파스로 이송한 후 주볼리비아 한국대사관에 시신 부검을 통보했다. 대사관 측은 공관 직원을 파견해 부검현장을 입회토록 했다. 부검 결과 조씨의 직접적 사인은 목 부위 치명적 창상에 의한 저혈성 쇼크로 확인됐다. 조씨의 몸에서는 11곳의 창상과 자상 및 성폭행 흔적이 발견됐다.


볼리비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으나 진전이 없었다. 태양의 섬은 부족 자치권이 강한 지역이어서 경찰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 측 요청으로 재수사에 나선 현지 경찰은 사건 발생 1년여 만인 2019년 5월 차야족 족장 로헤르 초케 멘도사(35)를 살인 혐의로 체포해 구속했다.

경찰은 멘도사의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지만 시신에서 나온 것과 일치하지 않았다. 검찰은 1년간의 예심절차 기간 추가 증거들을 확보한 끝에 ‘여성 살해’ 혐의만을 적용해 그를 기소했다.

검찰과 법원은 멘도사 외에 범행에 가담한 다른 공범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공범은 잡지 못한 채 멘도사에 대한 재판만을 진행했다. 그러나 멘도사는 살인 혐의를 부인했고, 부족민들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멘도사가 희생양이라면서 결백을 주장하는 글을 올렸다.

2021년 4월29일 라파스주 코파카바나 법원은 멘도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의 담당 검사는 재판이 끝난 뒤 현지 언론에 “부검 보고서와 사건 장소 통행 기록 등 멘도사가 조씨를 살해했음을 증명할 6가지 증거를 법정에서 제시했고 법원이 이를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조씨 시신에 남은 잔혹한 범행 흔적을 양형 이유에 참작했다.


한편 사건이 발생하자 한국 외교부는 원주민들의 보복을 우려해 이 지역에 대한 여행 경보를 ‘철수 권고’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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