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죽인 ‘탈레반 전투원들’ 사살한 아프간 10대 소녀
아프간 중부 구르주에는 게리베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2020년 7월17일 새벽 1시쯤, 탈레반 무장세력 약 40명이 이 마을 촌장이자 정부 지지자의 집을 습격했다. 이들은 문을 열어주지 않고 버티던 촌장의 아내에게 총을 난사했다. 이어 문을 뚫고 들어와 촌장에게도 총을 난사해 사살했다.
그런데 이때 탈레반 대원들도 총격을 받는다. 부모가 살해당하는 모습을 방안에서 지켜본 촌장의 딸 카마르 굴(16)이 집에 있던 AK-47 자동소총을 난사해 부모를 죽인 탈레반 대원 3명을 그 자리에서 죽였다.
카마르는 약 1시간 동안 탈레반 대원들과 교전을 벌여 추가로 여러 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소녀의 옆에 있던 동생 하비불라(12)도 누나를 도왔다.
총소리가 들리자 마을 주민들과 친정부 민병대원들이 달려오면서 남매는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탈레반 대원들은 총격전으로 맞섰지만 숫자에서 불리하자 퇴각했다.

이후 카마르가 머릿수건을 쓰고 총을 들고 있는 모습과 탈레반 대원을 사살한 내용이 SNS를 통해 퍼지기 시작했다. 해당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소녀의 영웅적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
탈레반과 싸운 10대 소녀는 ‘용기와 저항의 상징’이 됐다.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남매를 수도 카불의 대통령 관저로 불러 만났고, 각료회의에서 카마르의 용감한 행동을 칭찬했다. 카마르와 남동생은 수도 카불의 은신처에서 안전하게 보호를 받고 있다고 했다.
구르주의 모하메드 아레프 애버 대변인은 “아이들은 처음 이틀 동안 충격에 빠져 말을 거의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한편, 2001년 11월 테러범 오사마 빈라덴을 숨겨줬다는 이유로 미국이 아프간 공습을 시작했고, 탈레반 정권은 축출됐다. 하지만 잔당은 계속해서 정부와 민간인을 공격했고, 점차 점령지역을 넓혀갔다.
그리고 2021년 8월15일 탈레반은 미군이 철군을 개시한 후 아프칸의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재집권에 성공한다. 아프칸에는 다시 탈레반의 깃발이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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