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여교사 알몸 피살사건
경기도 이천에는 모가국민학교 두미리 분교가 있었다.
1967년 11월28일 오후 홍아무개 교사(여·31)가 실종됐다. 이날 수업을 마친 홍 교사는 오후 4시20분쯤 학교를 나섰고, 4km 떨어진 하숙집으로 가던 길에 사라졌다. 그녀는 전년도 3월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근무하던 이아무개 순경(33)과 결혼해 성북동 전셋집에서 신혼살림을 차렸다.
그러나 같은해 10월8일 두미리 분교로 발령나자 남편과 떨어져 이천에서 하숙생활을 했다. 홍 교사는 주말이면 남편이 있는 서울에 다녀갔다. 실종 당시 뱃속에는 아이가 자라고 있었다.
아내가 실종되자 당시 경찰학교에서 교육을 받던 이 순경은 여러차례 이천에 내려가 행방을 물색했으나 찾을 수가 없었다. 이 순경의 신고를 받은 경기도경에서는 대대적인 수색을 펼쳤지만 홍 교사는 발견되지 않았다.
학생과 학부모들까지 나서 눈 덮인 산골짜기까지 찾아봤으나 아무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자 마을 주민들과 동료들 간에는 “치정관계로 도피했다”는 등 별별 소문이 다 떠돌았다.
그렇게 5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1968년 4월24일 오전, 두미분교 학생들은 학교 실습차 모가면에 있는 하천 모래밭으로 식물채집에 나섰다. 그러다 한 학생의 눈에 이상한 것이 보였다. 가까이 가보니 30cm쯤 파헤쳐진 모래사장에 얼굴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부패된 알몸 상태의 시체였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신원조회를 해보니 실종됐던 홍 교사였다.
마을에서 불과 1km 떨어진 지점이었다. 시체는 모래사장의 황토흙이 나올 정도로 깊이 묻힌 상태에서 몸이 위를 향해 반듯이 놓여 있었다. 후두부에는 둔기에 맞은 듯한 타박상이 있었다.
그 옆에는 홍교사가 착용하고 있던 목걸이와 반지 등 7만원 상당의 패물이 그대로 있었다. 하루 뒤에는 시체가 발견된 지점에서 300m쯤 떨어진 곳에서 홍 교사가 입고 있던 옷가지와 소지품도 발견됐다.
시체가 발견된 복하천은 모가면과 호법면이 인접한 마곡 산줄기로 하루 3~4대의 버스가 지날 뿐 인적이 드문 으슥한 곳이었다.
경찰은 현장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50여명의 형사들을 투입했다. 우선 정확한 사망원인 파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사인은 목이 졸린 후 둔기에 맞아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했다.
홍 교사의 금전관계를 수사했으나 마을주민과 돈거래는 없었다. 그러자 나체 상태인 점, 값진 물건과 소지품이 그대로 있었던 것 등을 감안해 강도 살인 보다는 ‘치정’으로 수사의 방향을 잡았다.
경찰은 홍 교사가 결혼 전에 만났던 남성 등을 용의 선상에 올려놓고 수사를 벌였다. 하지만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았다.
결국 제자리만 맴돌다가 1983년 4월24일, 공소시효가 만료돼 영구미제로 남았다.
억울하게 죽은 여교사의 원혼은 아직도 구천을 떠돌고 있다.■
<저작권자 ⓒ정락인의 사건추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