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범에 복수하고 종신형에 처해진 튀르키예 여성
튀르키예(터키) 남서부 이스파르타 얄바츠에 살던 네빈 일드림(여·26)은 6살과 2살 아이의 엄마였다.
그녀의 남편은 계절직 근로자로 계절에 따라 일거리가 달랐다.
2012년 1월 일드림의 남편은 다른 마을로 일하러 떠났다.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같은 마을에 사는 시고모부인 누레티 가이더(남·35)가 일드림의 집으로 침입했다.
그는 총으로 일드림을 위협하면서 “소리 지르면 아이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그리고는 일드림을 성폭행했다.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협박에 굴복한 일드림은 무려 8개월간 성노예 같은 생활을 해야만 했다.
급기야 일드림은 가이더의 아이까지 임신했다.
가이더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일드림이 잠자고 있는 사이 집에 침입해 그녀의 임신한 알몸 사진을 찍었다. 말들 듣지 않으면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
일드림이 사는 마을에서는 가문의 명예를 무엇보다 중요시 여긴다. 만약 이같은 사진이 공개되면 그녀와 가족에게 엄청난 피해를 줄 수도 있고, 자신과 가족이 위험에 처해질 수도 있다.
가이더는 이런 것을 노린 것이다. 그도 15살과 9살 된 자녀를 둔 아버지였다.
일드림의 배는 임신 5개월이 되면서 점점 불러왔다.
일드림은 병원에서 아이를 낙태하려 했지만, 임신 14주라 낙태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튀르키예는 엄마가 임신으로 생명이 위험하거나 태아에게 장애가 있을 경우만 임신 10주 내 낙태를 허용한다.

일드림은 가이더의 성폭행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같은 해 5월28일 밤 10시쯤 가이더가 또다시 성폭행을 위해 일드림의 집 담벼락을 넘었다. 그녀는 벽에 걸려 있던 시아버지의 엽총을 꺼내들고 그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가이더가 자신의 총을 꺼내려하자 다시 한 번 총을 쐈다. 그가 도망치자 일드림도 그를 따라 쫓아갔다. 가이더는 도망가다 땅에 넘어지자 일드림을 향해 욕을 퍼부었다.
그녀는 다시 가이드에게 총을 겨눴고 성기를 향해 10발의 총탄을 퍼부었다. 그가 숨진 것을 확인하자 칼로 머리를 잘라 참수했다. 일드림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피가 뚝 뚝 떨어지는 가이더의 머리를 들고 마을 광장으로 나갔다.

광장 한 켠에 있는 커피 전문점에는 여러 명의 남성들이 있었다. 일드림은 그들을 향해 “내 뒤에서 수군대지 말고 내 명예를 농락하지 마라. 여기 내 명예를 농락한 자의 머리가 있다”고 말한 뒤 광장에 가이더의 머리를 던졌다.
얼마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일드림은 체포됐다.

그녀는 “가이더는 수개월 동안 날 성폭행했다. 내 알몸 사진을 촬영해 잠자리를 계속 하지 않을 경우 사진을 부모님에게 보내겠다고 했으며, 이 사실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해서 복수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나와 내 자녀들을 위해 명예를 지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드림의 사건이 알려지면서 튀르키예의 여성 단체들은 그녀를 ‘영웅’이라며 치켜세웠다. 하지만 현지 법원은 일드림에게 ‘과실 치사죄’를 적용해 2015년 3월25일 종신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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